최근 각계에서 제기되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행사를 강행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이 심각한 내홍에 휩싸이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얼마전 서울대 일부 교수들이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행사가 일제 식민통치를 미화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더니 이번엔 노조에서 오는 24일 예정된 한마음축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전국병원노동조합협의회는 21일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행사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며 일체의 행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자주적인 근대의학의 싹을 말살하고 일제 통감부가 통제하는 식민지 의료체계로 전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던 대한의원의 뜻을 기리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이런 치욕스러운 행사에 13억이라는 돈을 들여 고가의 기념품과 경품까지 내걸고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공공의료기관의 위상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오는 24일 올림픽 펜싱 경기장에서 개최되는 한마음 축제에 각종 해외여행권, 프라자호텔 패키지, PDP, 냉장고, 100만원 상당의 건강검진권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더욱이 직원들을 경품과 버스대절 등을 구실로 참석을 종용하며 일부 부서는 불참자에 대해 사유서까지 적게 하고 있다고 협의회는 주장했다.

협의회는 “서울대병원이 황우석 사태를 통해 65억원의 혈세를 낭비하고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공공의료를 위해 얼마의 예산을 사용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제 위안부 문제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인 서울대병원이 사회적 책무는 외면한채 역사적 가치도 없는 행사에 국민의 혈세를 쏟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서울대 고철환 교수(지구환경과학부)를 비롯한 16명의 교수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울대병원의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교수는 성명서에서 “식민지로부터 해방된 독립국가의 국립대학 소속 병원으로서는 결코 행해서는 안 될 몰역사적인 처신”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사업은 서울대가 국립대학으로 존속해야 할 최소한의 이유마저도 저버린 반역사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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