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미국 머크 본사에서 약물의 비용경제성 평가연구(Outcome Research)를 담당하는 윌리엄 거스 시니어 디렉터가 방한했다. 한국방문이 세 번째인 그의 이번 방한 목적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비용경제성 효과를 알리기 위함이었다. 그를 만나 자궁경부암 예방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득과 삶의 질 개선, 그리고 한국에서의 비용경제성 평가 기준설정 등에 대해 물어봤다.


1 기존의 HPV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및 사회적 지출 비용은 어느 정도로 추산되는가??
전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은 매년 49만 건이 발생한다. 이중 자궁경부암 전암 단계에 해당하는 자궁경부 이형성증의 경우 고등급 자궁경부 이형성증(CIN 2/3)은 1천 만 건, 저등급 자궁경부 이형성증(CIN 1)은 3천 만 건이 매년 새로 보고되고 있다. 생식기 사마귀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매년 3천 만 건이 새로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도 매년 약 4,000명 정도가 새로이 자궁경부암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난 1995년 544명이었던 사망자가 2005년에는 1,067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비용도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로 해 매년 최소 40억 달러가 소요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불안, 걱정, 우울함 등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2,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HPV 예방의 비용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HPV 예방 백신의 비용 효과를 분석하는데 있어서는 HPV 유병률, 성관계 시작연령, 성관계 파트너수, 자궁경부암 선별 검사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각 나라에서 생식기 사마귀나 자궁경부암 치료에 드는 비용 데이터나 선별 검사 패턴 등을 적용하면 각 나라의 비용 효과를 분석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미국의 비용 효과 분석 데이터를 보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여 12세 소녀들에게 HPV 예방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 QALY(삶의질을 가중한 1년 수명) 당 2,964 달러의 비용이 든다. 한국과 유사할 것으로 보이는 대만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언급할 수 없다.

3, 백신의 비용경제성 연구를 통해 얻은 점은 무엇이었나?
HPV 예방 백신의 비용 효과 분석 연구를 비롯한 연구 결과들은 보건 당국 등이 백신 접종과 관련된 의사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예방접종 자문위원회(ACIP:Advisory Committee on Immunization Practices)는 작년 6월 가다실을 11세에서 12세 사이의 소녀들에게 접종을 권고했다. 더불어 호주 정부도 작년 11월, 10대 소녀와 성인 여성들에게 가다실 접종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는 발표를 한 바 있다. 호주 정부는 올해 4월부터 12~13세 소녀들이 전국 학교 예방접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가다실 예방접종을 하고 뒤를 이어 13~18세의 소녀들이 2년간의 프로그램으로 학교에서 접종을 받게 하는 국가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4, 한국에 HPV 백신이 도입되면 어느 정도의 비용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마어마한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한국은 질병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기초적인 스크리닝 검사률도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국가보다도 비용경제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많이 맞아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