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의 당뇨병 특성이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 사실로 확인됐다.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손호영 교수팀은 Lancet 11월 11일 종설(Review article)에서 ‘아시아에서의 비만과 제 2형 당뇨병의 역학’이라는 논문을 통해 아시아인과 서양인의 발생 양상이 다르다고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아시아인과 서양인의 첫 번째 특성차는 당뇨병 유병율. 미국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약 1.5배 증가한 것에 비해 아시아는 더 급증하고 있다. 실례로 한국은 30년 동안 5.1배, 인도네시아는  최근 15년간 3.8배, 중국은 15년간 3.4배,  타이는 30년간 3.8배 등으로 서양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두 번째로는 서양인이 대부분 65세 이상에서 당뇨병이 생기지만 아시아인은 더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한다. 2000년대 미국의 30∼39세, 40∼49세의 당뇨병 유병률을 비교해 보면 40대에 갑자기 증가하지만, 아시아의 대부분의 나라는 30대가 매우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세 번째는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체형적으로는 더 날씬함에도 불구하고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시아의 국민건강조사 자료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가 30 kg/m2 이상인 비만 인구가 미국의 유병률보다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과체중(25≤ BMI <30) 과 비만 유병률은 각각 34.0%, 30.0%로 높지만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는 과체중 유병률이 10~28.3 %, 비만 유병률은 2.2~6.8%로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한 비만 유병률은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당뇨병 유병률은 미국과 유사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인은 서양인에 비해 체질량지수가 낮은 경우에도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끝으로 아시아 당뇨병은 합병증에 이환되는 비율이 높다. 당뇨병의 대표적 합병증인 만성 신부전증 비율은 말레이시아, 대한민국, 일본, 파키스탄,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비율이 높다.[표 3]
 

이에 대해 교수팀은 도시화, 영양소 섭취 변화, 신체활동 감소 등의 환경적 요인과 체지방과 복부 비만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베타세포의 결함 등의 유전적인 요인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윤 교수는 “결국 아시아인들이 서양인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유전적인 소인이 더 많고,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뇨병 발생이 폭발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결론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런 심각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마다 기존 연구를 통해 보고된 생활 습관 변화를 통한 비만 및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이를 보건정책에 적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란셋은 오는 14일 국제당뇨병연맹이 정한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세계적으로 핫 이슈 질환인 당뇨병을 11월호 특집으로 다뤘다. 이 특집에 윤 교수팀이 아시아 대표로 논문을 게재해 우리나라 당뇨연구 역량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