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희귀질환인 다발성경화증(MS)의 국내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정리돼 다발성경화증을 좀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게 된다.

국립암센터 김호진 박사는 3일 가진 ‘제4차 범아시아 다발성경화증 포럼회의’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다발성경화증의 발병 양상은 일본과 비슷하지만 관리에는 큰 차이를 보인다”며 “이번 데이터 조사 결과를 통해 다발성경화증의 진단을 좀더 정확하고 신속하게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다발성경화증 환우회 유지현 회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다발성경화증 환자는 약 3천명으로 추산되지만 희귀질환이라는 특성상 드러내기를 꺼리는 환자때문에 등록수는 7백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진단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이번 포럼을 위해 내한한 서호주대학 앨런 커모드(Allan Kermode) 박사는 “아시아에서는 다발성경화증은 존재하지만 인지까지는 이르지 못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매우 부족하다”며 다발성경화증의 전세계 등록서베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MS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그 나라만의 독특한 발병 유형을 알아야 한다. 커모드 박사는  “MS발병 유형은 동서양간 서로 달라서 현재의 치료 기준은 서양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서 아시아 국가마다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신토불이 통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미국 네바대대학 신경학과 잭 벅스(Jack Burks) 교수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 알려진 베타페론의 16년간 치료효과를 설명하고 “위약에 비해 발병위험이 17% 낮다”고 밝혔다.

교수는 또 이러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장기 복용이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MS치료에는 부작용이 적은 면역억제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다발성 경화증의 발병률은 국내 발병환자 10만명당 5.3명이며,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확진까지 약 1~2년에 걸린다. 문제는 이 기간 중에 증상과는 전혀 엉뚱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 환자들의 고통은 몇배가 된다는 것이다.

다발성경화증은 신경계 전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병이라 환자들이 징후를 느낀다해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MS를 세부전공으로 하는 의료인이 많지 않아 정확한 병명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많이 오진되는 경우는 중풍이며 디스크로도 진단해 멀쩡한 척추를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 안과질환으로 판명되기도 한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문답 내용이다.

-크론병이나 강직성척추염에는 보험이 확대 적용되고 있다. MS 보험급여 상황은 어떤가.

김호진 박사:일단 진단되면 보험적용이 되는 약에 한해서는 일정 연봉 이하일 경우 20%부담도 제외되는 혜택도 주고 있다. 하지만 미토산트론의 경우에는 100% 자가부담이다. 이 점이 제도상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경구제도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사제와의 차이점은

김호진 박사: 경구제 임상시험은 아시아에서 우리나라에만 참여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올 11월경에 실시될 예정으로 있어 주사제와 비교하기는 시기상조다.

잭 벅스 교수:경구제에 대한 관심은 미국에서도 매우 높다. 하지만 MS에는 장기 복용해야 한다는 필수조건이 있어 약효 외에도 독성에 대해서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안정성 시험을 일단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주사제와 경구제의 효과 비교는 불가능하다. 

-일선 의사를 위한 MS 진단 프로토콜이 있나.

김호진 박사:현재 전국적으로 신경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관련 강의를 통해 질환 프로토콜을 만들고 있다. 현재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