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명 자수 마케팅에 도움될까
올 출시약이름 네글자 유독많아
“우연의 일치” 하지만 내심 기대


작년 보험약물 청구순위 상위 10위권 내에 든 오리지널 및 개량신약 가운데 유독 네 글자로 된 제품이 시장에서 잇따라 성공했다. 그 때문인지 올해에 출시된 제품 가운데 유독 네 글자의 이름을 가진 것이 많아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초부터 최근까지 출시된 약 중 이름이 네 자인 약들을 보면 자이데나, 레보텐션, 에피드라, 포스테오, 얼비툭스, 아바스틴 등으로 상당히 많다. 질환분야도 순환기, 골다공증, 내분비계, 항암제로 다양하다.

물론 우연의 일치겠지만 내년 초부터 발매될 블록버스터 후보로 꼽히는 레바넥스, 클레부딘, 레버미어, 엑스포지, 라실레즈 등도 모두 4글자로 그야말로 네 글자 약물의 전성기를 이룰 태세다.

특히 이들 제품은 회사를 대표하는 주력제품이라는 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노바스크, 플라빅스, 바이그라처럼 네 글자로 된 블럭버스터약의 계보를 이어갈 조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국약품의 레보텐션은 제2의 노바스크를 만들겠다는 신념이 강한 품목이다. 레보텐션은 국내시장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카이랄드럭 인데다 회사의 마케팅 지원도 전폭적이어서 시판 1개월 만에 4억의 매출을 기록한바 있어 주목되는 약물이다.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처럼 세 품목이 글자 수가 같다는 점을 감안, 같은 맥락 하에 전략적으로 이름을 네글자로 한 국산발기약인 자이데나도 전망이 밝다. 최근 시장점유율 12%를 넘어선데다 매출도 상승곡선을 타고 있어 제품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조만간 중동지역에서도 판매될 것으로 보여 안팎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품목이다.

항암제에서도 네글자의 신약이 나오면서 이런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항암제는 글리벡, 이레사, 타쎄바, 허셉틴처럼 세 글자의 이름이 많지만 최근 아바스틴, 얼비툭스 등 자수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2개 약은 다양한 임상결과를 통해 항암효과가 입증돼 비급여 항암제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보험적용이 될 경우 수요 급증이 예상되고 있다.

네 글자로 가장 최근 출시된 골다공증 치료제 포스테오도 최근 골다공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 볼 때 향후 노인성 질환의 대표약물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은 약물이다.

이쯤되면 네글자가 곧 성공약물의 필수조건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리리카, 본비바, 폴리오릭스, 캬듀엣, 오부코트 스윙헬러에 이어 가장 최근에 나온 수텐, 넥사바, 알림타, 로디엔 등 또한 성공이 기대되는 약물들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플라빅스, 아반디아, 아프로벨, 노바스크 등이 성공하면서 네 글자 이름이 지난해 상위 10대약 중에는 무려 5개나 차지하고 있다”며 “재미있는 분석은 가능하지만 마케팅 성공이 이름 글자수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연의 일치를 강조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과거에 네 글자의 이름을 가진 약물이 시장에서 많은 성공사례를 들어 이런 제품을 보유한 제약사측은 내심 재현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은 이들 제품이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