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평활근세포의 정상 수축기전(위)과 변이형 협심증환자의 과도한 수축기전[서울대병원 제공]
혈관 평활근세포의 정상 수축기전(위)과 변이형 협심증환자의 과도한 수축기전[서울대병원 제공]

변이형 협심증(variant angina)은 칼슘조절 기능 저하로 혈관 속에 대량의 칼슘이 유입돼 수축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양한모 교수 연구팀은 변이형 협심증 환자의 체내에서 발생하는 혈관 경련·수축 발생 기전을 확인한 체외실험 결과를 생명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 리서치'(Biomaterials Research)에 발표했다.

협심증 유형은 안정형과 불안정형, 그리고 변이형이 있다. 변이형 협심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동맥이 경련·수축을 일으키면 심근 혈류의 저하로 변이형 협심증이 발생한다. 

혈관 내 죽상경화병변이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혈관의 경련·수축으로 혈류 장애가 발생하며, 서구에 비해 한국, 일본에서 흔히 발견된다. 

운동 시 가슴 부근에 뻐근한 흉통이 발생하는 전형적 협심증과 달리 변이형 협심증 환자는 주로 새벽 또는 아침 시간대 흉통이 발생한다. 특히 음주 다음날 새벽 흉통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관상동맥을 채취해 실험할 수 없어 변이형 협심증 발생 원인에 대해 정확히 연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는 변이형 협심증환자와 정상인의 말초혈액 단핵구를 이용해 관상동맥 평활근세포 및 내피세포를 만들었다.

여기에 혈관수축 유도제를 투여한 결과, 변이형 협심증 환자군의 평활근세포에서만 강하고 연속적인 수축이 발생했다. 특히 세포내 칼슘 농도는 정상인 대비 2배 이상 높았고,  칼슘농도 증가 반응 횟수도 많았다(1회 대 2회 이상).

차이를 분석한 결과, 환자군의 평활근 세포에는 단백질 붕괴를 막는 수모화(SUMOylation) 과정이 강해지면서 칼슘조절 채널인 서카2(SERCA2a) 단백질이 세포의 소포체 부위에 누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칼슘을 조절하는 서카2 단백질이 붕괴하지 않고 누적되면서 대량의 칼슘이 세포내로 유입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자극이 강하고 연속적인 평활근세포 수축 반응을 일으켜 결국 변이형 협심증 증세를 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칼슘 농도가 변이형 협심증을 진단하는 데 신뢰도 높은 근거"라면서 "환자마다 가장 효과가 좋은 약물 및 농도를 확인해 기존 변이형 협심증 약물 치료의 난제였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줄기세포 역분화 및 분화 기술을 이용해 체내 혈관을 체외에서 구현하고, 혈관 이상현상의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연구중심병원 바이오치료유닛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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