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공황장애, 불면증 등에도 처방되는 항정신약물인 알프라졸람이 유산과 조산, 그리고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한국마더세이프(임신약물정보센터)에 등록된 출산 여성을 대상으로 임신 중 알프라졸람 복용에 따른 출산 위험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파마콜로지(Frontiers in Pharmacology)에 발표했다.

알프라졸람은 불안,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감기 등 호흡기질환이나 불면증, 편두통, 비만환자에도 처방된다. 이번 조사에서 알프라졸람을 복용 원인으로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20.8%(20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울증 16.7%(16명), 호흡기 질환 12.5%(12명), 공황장애 11.5%(11명), 편두통을 포함한 기타 신경병증 11.5%(11명), 비만 9.4%(9명), 불안 7.3%(7명), 불면증 7.3%(7명) 순이었다.

연구팀이 알프라졸람 복용군(96명)과 미복용군(629명)으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복용군에서 자연유산율이 높았다(14.6% 대 6.0%).

저체중아 출산율(7.5% 대 2.1%), 조산율(8.5% 대 3.8%)도 높게 나타났다. 위험도로 보면 자연유산은 2.38배, 저체중출산 3.65배, 조산은 2.27배 상승했다.

신생아 건강에도 부정적이었다. 신생아 상태 지표인 아프가점수에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 7점을 기준으로 그 이하가 될 위험은 복용군에서 2.9배 높았다. 다만 선천성 기형 위험은 양쪽 군 간에 차이는 없었다.

이같은 결과는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와도 일치한다. 이 연구에서 알프라졸람 미복용군 대비 복용군의 자연유산은 1.86배, 조산은 1.96배, 저체중아 출산 2.24배, 신생아집중치료실 입원 위험은 2.61배 높았다.

한 교수에 따르면 알프라졸람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로 태아세포에 축적, 스테로이드 합성을 일으키기도 하고 산화성 물질 억제에 중요한 글루타티온(glutathione)을 떨어뜨려 조직의 산화성 손상을 일으킨다.

한정열 교수는 "정신 질환 치료를 위해 알프라졸람이 필요한 여성이 있다"며 "의료진과 임신 전에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복용하고, 복용할 때는 여러 약물보다 단일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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