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당뇨병 치료제를 두고 외자사와 국내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피해자와 최대 수혜자가 동일한 회사라는 아이러니칼한 상황이 재현될 전망이다. 

한국 머크-“본사와 달리 최대 피해자”
대웅-연구비 증액할 수 있어 “긍정적”


이 당뇨병치료제는 메트폴민 성분을 가진 서방형 제제인 한국머크의 글루코파지XR과 대웅제약의 다이아벡스XR이다.


말 그대로 같은 성분에 이름이 다른 동약이명(同藥異名) 약제다. 한국머크와 대웅은 모두 머크 본사로부터 메트폴민 서방형을 수입 완제품으로 각각 판매한다.

현재 업계에서는 이번 서방정의 경쟁력에서는 당연 대웅 측의 손을 들고 있다. 대웅제약의 영업력은 국가대표급으로 머크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머크와 대웅간 동일 성분약물의 판매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머크의 메트폴민제제인 글루코파지와 대웅의 다이아벡스, 그리고 2세대 설포닐유리아계 글리벤클라미드와 메트포민을 병합한 글루코반스와 글루리아드의 경쟁에서는 모두 대웅측이 큰 점수차로 머크를 따돌렸다.

메트폴민 단일제 시장에서는 대웅의 다이아벡스가 95%를 장악했으며, 글루리아드 역시 글루코반스에 비해 2배의 매출 차이를 보인바 있다.

이를 의식해선지 머크는 지난달 30일 4월 6일 글루코파지XR을 발매한다고 대웅측의 발매에 앞서 발표했다. 아울러 이달 18일에는 런칭심포지엄를 연다고 선제 공격을 가해 기선을 잡았다.

이에 대웅제약도 반격을 가했다. 다이아벡스XR은 글루코파지XR보다 4일 늦은 10일에 발매하지만 발매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런칭 심포지엄은 오는 11일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머크측의 선제공격에 대해 대웅측은 일단 느긋한 표정이다. 영업력에서 한수 위인데다 지금까지 머크측과의 경쟁에서 한번도 밀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일약간의 경쟁을 하는 이유에 대해 제약계 한 인사는 외국계 제약사 본사의 저의가 따로 있다는 흑심론(黑心論)을 제기하고 있다. 즉 같은 성분의 약을 한국내 법인과 로컬 회사에 제공하는 이중적 판매로 시장 파이를 키우면 가장 큰 수혜자는 결국 본사라는 것이다. 즉 본사에서는 전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 법인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웅측도 크게 손해 보는게 없는 입장이라 이러한 경쟁에 대해 긍정적이다. 국내제약사의 판매가 많아야 그에 비례하여 연구비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머크만이 시장 파이를 키우는 하나의 도구이며 동일약물간 경쟁에 가장 큰 피해자인 셈이다.

어찌됐든 대웅제약의 강력한 영업력과 한국머크라는 시장확대 도구를 이용해 국내 메트폴민 서방형 제제 시장이 커질수록 엔돌핀이 솟는 곳은 머크 본사임에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