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에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지나치고 쓸데없이 걱정하지 말라는 격언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일상생활 중 누구나 크고 작은 걱정거리 하나쯤은 있다. 하지만 걱정과 근심으로 학업이나 일에 집중하기 어렵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거나 장기간 불면증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범불안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불안장애의 하나인 범불안장애는 일상생활에 과도한 걱정 또는 통제하기 힘든 비합리적 걱정을 주로 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불안은 개인이 어떤 위협에 대응하여 부정적인 결과를 줄일 수 있도록 준비시켜줄 수 있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일상생활 중 어느정도의 불안과 걱정이 드는 것은 정상이다.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조현식 원장[사진]에 따르면 정상 범주의 불안과 범불안장애는 불안 요소 유무로 판단할 수 있다. 

조 원장은 "불안을 일으킬만한 상황, 사건이 없는데도 불안을 과하게 느낀다면 범불안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면서 "대부분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한다.

범불안장애가 있으면 이유없이 심한 불안감과 초조함이 들고 벼랑 끝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이때, 극도의 긴장감과 불안감으로 근육도 함께 긴장한다. 아울러 피로감, 근육의 긴장, 수면 장애, 발한, 메스꺼움, 과민성 대장, 두통 등도 뒤따른다.

때문에 범불안장애를 신체적 문제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우선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초기 치료를 지연시키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조 원장은 "범불안장애 환자는 대부분 신체적 증상을 먼저 인지하기 때문에 심리적 문제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조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강조한다.

범불안장애 진단 기준으로 조 원장은 이유없이 불안해 호흡이 가빠지고 근육이 경직되는 등의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스스로 불안 조절이 어려운 경우다.

조 원장은 "이런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 필요하다. 진단 후 치료가 필요하면 항우울제, 항불안제를 환자의 상태에 맞게 처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심리치료와 인지행동치료 등 비약물요법도 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정신과 약물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 약물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있지만 처방에 따라 약물을 복용해야 약물남용이나 부작용을 예방하고 조기 치료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조 원장은 조언한다.

범불안장애 치료를 제때 적절하게 받지못하면 우울증, 공황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등 2차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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