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보건복지부가 급성상기도감염 환자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한 것에 대해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이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번 발표가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지만 공개자료 자체가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공정성을 담보하고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학병원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크게 3가지. 우선 통계처리시스템의 문제다. 이번 조사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산시스템에서 주상병코드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코드 입력시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 자료자체가 부정확하다는 것이다.

정확성확보를 위해서는 실사를 통해 의원이나 병원 등에 의무기록 등을 중심으로 일정 통계치를 확보한 후 표본조사를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지역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처방률 최저를 기록한 서울아산병원과 최고를 기록한 춘천성심병원은 환자들의 접근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즉 지역내 2, 3차병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춘천성심병원의 경우 급성상기도감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비율이 서울아산병원보다 많다는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모집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과별 차이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내과와 소아과, 이비인후과 등 병원을 찾는 환자와 각 과에 따라 진료나 처방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소아의 경우 심평원에서 항생제 사용이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는 ‘GABHS(Group A beta hemolytic streptococcus)가 강력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는 부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항생제 사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일반의, 전문의, 대학병원 교수 등 의사들의 실력차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항생제 처방에 대한 국내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이처럼 이번 발표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위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객관성 확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만큼 현실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모든 기관들이 수긍할 수 있는 객관성 확보전까지는 항생제 처방을 적게 한 상위10개 기관 정도만 발표해 항생제 적정사용기관이라는 명칭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인센티브를 주고, 이외의 병·의원은 별도 교육이나 권고 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