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가 만성신장병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물성단백질은 사망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의학통계학과 이혜선 교수 연구팀은 만성신장병환자를 대상으로 식이섬유와 식물성단백질이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국제식품과학저널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외 만성신장병환자 식단 가이드라인에서는 칼륨과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식이섬유도 들어있는 채소‧과일과 통곡류 등 식물성 단백질 섭취에 대한 오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식이섬유는 대변량을 늘려 요독 배설을 유도하고 만성염증 감소에 도움될 수 있다. 또한 단백질 섭취를 줄이기만 하기 보다는 식물성단백질을 섭취해야 탄수화물을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질병관리청의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 데이터의 만성신장병환자 약 4천명(40~68세). 이들의 식이섬유 섭취량을 분석하자 평균 5.1g이며 남녀 각각 25g, 20g이다.이들을 식이섬유 하루 섭취량에 따라 5개군(0.5~3.01g, 3.02~4.15g, 4.16~5.26g, 5.27~6.76g, 6.77~27.6g)으로 나누고 약 10년간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은 군에서 사망률이 낮았다. 환자 1천명 당 사망자는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은 순서대로 9.6, 12.8, 12.7, 15.7, 23.5명이었고, 심혈관질환 사망자는 2.2, 2.5, 3.3, 2.9, 6.6명이었다. 최소 섭취군 대비 최대 섭취군에서는 37%,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44% 낮다.

연구팀은 식이섬유 섭취는 칼륨이 많이 든 토마토와 키위, 참외는 삼가고 칼륨이 적은 사과와 귤, 파인애플, 자두 등이 좋다고 설명한다.

단백질 섭취량은 사망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섭취량에 따라 5개군으로 나눠 사망률은 비교한 결과, 최소군 대비 최대군에 유의차는 없었다. 이는 나이와 성별, 체질량지수, 흡연과 음주, 하루 섭취열량, 만성질환 유무 등의 영향을 제외해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단백질 섭취 가이드라인이 소고기와 돼지고기, 우유 등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서양인 기준으로 세워졌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 섭취량이 63%인 한국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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