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격유형테스트인 MBTI가 유행이다 못해 과열 양상도 엿보인다. 과거 혈액형(ABO)식 성격분류 열풍 이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ABO방식이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듯이 MBTI 역시 맹신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주영 교수는 MBTI테스트에는 다양한 한계점이 있는 만큼 성격 유형대로 상대방의 성격을 단정 지어선 안된다고 말한다.

자신과 타인의 성격적 특성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서만 활용해야지 과몰입하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 교수로부터 MBTI의 과몰입 위험에 대해 들어본다. 

캐서린 브릭스와 이사벨 마이어스 모녀가 개발한 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다. 칼 구스타프 융의 '심리유형론'에 기반한다. 복잡한 검사나 소아청소년용 검사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2지선다식 질문 93개 문항으로 구성된 Form M 혹은 144개 문항으로 구성된 Form Q를 이용한다. 

MBTI 검사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측면에서 성격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1)사교적이고 활발한 외향(E) 유형과 vs 얌전하고 정적인 내향(I) 유형 (2)사실적인 것을 보는 감각(S) 유형 vs 관념적이고 의미적인 것을 보는 직관(N) 유형 (3)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사고(T) 유형 vs 공감적인 성향의 감정(F) 유형 (4) 체계적이고 질서정연한 성향의 판단(J) 유형 vs 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성향의 인식(P) 유형

이렇게 분류된 4가지 지표를 알파벳으로 나열하면 (예: ISFP) 최종적으로 16개의 성격 중 하나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4가지 지표와 달리 성격유형 재현율은 크게 떨어진다.

오 교수에 따르면 4가지 지표 재현율이 90%로 높다고 해도 성격유형의 재현율은 0.9의 네 제곱을 해야하기 때문에 66%에 불과하다. 또한 MBTI는 이분법적 측정을 하는 만큼 타당도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MBTI 검사 결과가 실제 성격과 다르게 나오는 이유다. 성격유형을 16가지로만 나누다 보니 다양한 성격을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오 교수는 "대부분은 MBTI에서 구분하는 양쪽의 성격 특성 중 극단적이지 않고 양쪽 특성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한쪽 특성이 현저하지 않으면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자가검사라는 특성상 자신을 스스로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는 점도 원인이다.

대부분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서는 MBTI 검사를 활용하지 않고 치료가 필요한 성격 문제를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로 진단한다. MBTI 성격유형에는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 그리고 병의 유무를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의 전반적인 성격 특성 파악에는 MBTI 보다 더 유용한 검사도 많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객관적 심리 검사인 MMPI(미네소타 다면적 인성 검사)와 타고난 기질과 후천적으로 형성된 성격에 대해서 구분하는  TCI(기질 및 성격 검사),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우호성, 신경성 등의 5가지 측면의 성격 요소에 대해서 평가하는 BFI(Big 5 Inventory)도 있다.

오 교수는 "일란성 쌍둥이조차도 완전히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는 것처럼 성격은 모두 다르다"면서 "MBTI 결과를 맹신해 상대방에 대해 선입견을 갖거나 쉽게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성격 역시 MBTI 평가 틀에 가두기 보다는 자신의 성격 특성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발전을 위한 참고자료로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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