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외국 출장중인 관계로 직접 찾아뵙지 못하고 인터넷상으로나마 조의(弔意)를 표합니다.”

회사원 A씨(43세, 남)는 해외출장 중에 친구아버님이 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해당 병원홈페이지의 사이버 문상서비스를 접속해 메시지를 남기고 조의금도 보냈다.

이처럼 지방이나 외국에 있어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인터넷을 통해 문상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현재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강북삼성, 삼성서울, 을지대, 일산병원 등이다.

이 서비스는 장례식장 홈페이지에 개설된 고인 검색창에 글을 남기면 상주들이 별도로 마련된 PC를 통해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도록 한 것.

을지대병원 관계자는 “주로 새벽 시간대에 사이버 공간에 들어가 고인에 대한 애도의 감정을 털어놓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경우도 많고, 온라인 조문을 남긴 사람들에게 상당히 고마워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오픈한 삼성서울병원은 부의금 관리프로그램과 장례비용 실시간 검색 시스템 외에 장기적으로는 PC에 카메라를 설치해 상주와 조문객이 서로 온라인을 통해 대화할 수 있는 화상조문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엄만섭 과장은 “단순한 사이버문상에서 인터넷이 보다 더 생활화되면 새로운 장례문화도 탄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경희대, 단국대, 인하대, 원자력병원 등은 사이버 병문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병원 홈페이지의 사이버 병문안 서비스를 접속해 예쁜 그림카드를 선택해 메시지를 남기면 해당 부서에서 그 부분을 프린트해 해당 환자에게 전달한다.

실제 인하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한 환자는 “입원해 있으면 무료한데 이런 내용을 편지처럼 받으니 기분이 상당히 좋다”며 “군대에서 위문편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 역시 “병원차원에서는 번거롭지만 환자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힘이 난다”고 밝혔다.

한편 이런 사이버문화에 대해 한국 정서상 맞지 않고, 인간미를 잃어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는 세대가 바뀌면서 더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