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교체 흡연자, 완전 금연자보다 심뇌혈관질환↑

일반담배를 끊었지만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완전 금연자 보다 심뇌혈관질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1저자: 최슬기 연구원)은 성인 남성에서 담배와 전자담배 이용행태 변화에 따른 심뇌혈관질환 발생에 대해 분석해 국제학술지 써큘레이션(Circulation)에 발표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보다 심뇌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적거 금연보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이들 연구에서는 혈압 등 제한적인 심뇌혈관질환 지표만 포함했다는 한계가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실제로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전환시 심뇌혈관질환 발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연구 대상자는 20세 이상의 남성 국가건강검진자(2014~2015년, 2018년) 약 516만명. 이들을 흡연습관에 따라 7개군으로 나누어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추적했다. 

2014~2015년 조사 대상자는 일반담배 흡연 무경험군, 금연군, 흡연군으로 2018년 조사에서는 전자담배 사용 여부를 추가 조사했다. 5년 미만과 이상으로 나눈 이유는 금연 후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낮아지는데 5년이 걸린다는 미국심장협회 보고 때문이다.

분석 결과,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교체 흡연자는 일반담배 지속 흡연자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3% 낮았다. 다만 연구팀은 일반담배가 아닌 전자담배만 사용한 경우는 드물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완전 금연자에 비해 전자담배 교체 흡연자에서 심뇌혈질환 위험이 31% 높게 나타났다. 특히 5년 이상 금연군 중 전자담배 사용자에서 심뇌혈관질환이 70% 높았다.

이기헌 교수는 "흡연자는 전자담배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일반담배를 완전히 끊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이미 담배를 끊은 사람은 전자담배 사용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