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수술로 임신이 어려워도 배아이식술로 임신, 출산한 사례가 보고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팀(김슬기·서동훈·김현지 교수)은 자궁경부암 광범위 로봇절제술 이후 자궁근막 통과 배아이식술로 임신, 출산에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임상실험의학(Clinical and Experimental Reproductive Medicine)에 발표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에서 질 쪽으로 이어지는 입구인 자궁경부에 생긴 암이다. 최근에는 조기 발견으로 자궁 전체가 아니라 경부만 절제해 임신력을 보존하는 수술이 가능해졌다.

다만 광범위 절제 후에는 경부가 폐쇄되거나 협착돼 자궁 기능은 보존돼도 물리적으로 임신이 어려워진다. 체외수정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는 배아이식술이 있지만 자궁경부를 통해야 하는 만큼 어렵긴 마찬가지다.

자궁근막 통과 배아이식술(분당서울대병원)
자궁근막 통과 배아이식술(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자궁경부 대신 자궁근막을 이용했다. 얇은 관인 카테터로 자궁근육층(근막)을 통해 배아를 이식하는 '자궁근막 통과 배아이식술'을 이용해서다.

초음파 영상만으로 카테터의 위치를 파악해 정확한 장소에 배아를 전달하는 고난도 시술로 시행 건수는 많지 않다.

교수팀에 따르면 로봇 복강경을 통해 광범위 자궁경부 절제술을 받은 후에 이를 시행해 출산까지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김슬기 교수는 "자궁경부암으로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는 물론 자궁경부의 구조적 이상을 가진 경우에도 자궁근막 통과 배아이식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많은 성공 사례들이 쌓이고 연구가 이어진다면 난임 부부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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