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사망 원인의 12%는 간암이며, 간암 사망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1위다. 간암 환자의 대부분이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을 앓고 있고 이 중 80% 이상이 간경변증을 갖고 있어서다.

간암 치료이 복잡한 것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간암의 위치나 크기, 전이 여부 뿐만 아니라 진단 당시의 잔존 간 기능이 치료법 선택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인공지능(AI)로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과 고대구로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경화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광현 교수 공동연구팀은 인공지능(AI)으로 환자 별 치료법을 제안하고 생존율을 예측하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네이처 파트너 저널 디지털 메디슨(npj Digital Medicine)에 발표했다.

교수팀은 인공지능에 국내 9개 병원 간암환자 2,685명의 임상정보와 진단 후 첫번째 치료법, 치료 이후 생존 데이터를 병원 별로 나누어 학습시켰다.

치료법 예측 정확도는 서울아산병원 내부 및 외부 데이터셋에서 각각 87.27% 및 86.06%였고, 생존 예측 정확도 역시 91.89%와 86.48%로 높은 진단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병원 별 특성을 바탕으로 동일한 환자에 다른 치료법을 권장하기도 하고 치료 별로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실제 상황을 가상모델로 구현해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남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단 분야에만 적용되는 인공지능을 치료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으로, 치료 방향을 설정하기 어려운 간암환자에서 병원 별 특성을 고려한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강모 교수는 "다학제 치료가 중요한 간암에서 최적의 치료법 제안과 생존율을 예측한 이 프로그램이 각 병원 인프라와 연결되고 인허가 과정을 거친다면 실제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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