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MRI의 안구 사진[보라매병원 제공]
3D-MRI의 안구 사진[보라매병원 제공]

안구 형태가 시신경 모양을 결정하며 나아가 녹내장 발생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안과 김석환 교수 연구팀은 3차원 자기공명영상(MRI) 분석으로 안구 형태와 시신경 모양의 관련성을 입증했다고 미국안과학회지 '안과학'(Ophthalm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안구는 완벽한 구형이 아니라 앞뒤로 긴 모양, 양 옆으로 긴 모양, 그리고 비대칭적으로 돌출된 모양 등 다양하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팽창하기 때문이다.

시신경은 시자극을 받아들인 망막신경절세포가 뇌와 연접하기 위해 안구를 빠져나가는 출입문의 역할을 하는데, 가장 안쪽인 망막층과 가장 바깥쪽인 공막층의 정렬 상태에 따라 다른 모양을 보인다. 

연구팀에 따르면 망막층은 안구가 팽창해도 망막층에서는 안구의 해상도를 유지하기 위해 황반부의 세포 밀도를 보존한다. 그리고 안구의 적도 방향에서 주된 팽창이 이루어진다.

반면 공막층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없기 때문에 정렬 상태가 변화돼 시신경 모양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이경민 교수는 "이번 연구로 신생아의 시신경은 비슷하지만 성인의 시신경에서는 다양한 형태가 나타나는 이유가 확인됐다"면서 "일부 선천적 기형으로 알았던 시신경의 변화 역시 성장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석환 교수는 "공막층에는 녹내장 발생에 주된 역할을 하는 사상판이 들어있는 만큼 향후 시신경이 변형된 눈에서 녹내장이 많은 이유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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