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반년 이상 속 쓰림 증상 때문에 고생하던 중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으나 딱히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고 위염 진단을 받았다.

위염이라고 하면 흔히 내시경 검사에서 위점막에 염증, 상처, 궤양 등의 소견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위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가리키는 위염은 발병 기간에 따라서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위염은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거나 음주,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을 때 일시적으로 위에 자극이 가해지면서 나타난다.

급성위염이 반복되면 위장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위축성위염, 표재성위염, 미란성위염과 같은 만성위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두청위편한의원(양재역) 김도환 원장[사진]은 “만성위염으로 위산이 부족해지면 장상피화생으로 이어진다. 이는 위의 점막이 장점막 세포로 변하는 질환으로, 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만성위염, 장상피화생 증상이 보일 때는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하지만 이러한 질환이 발생해도 가벼운 소화불량 정도의 증상만을 느낄 수 있다. 만약 2주가 지나도록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빈번하게 속이 안 좋다는 등의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만성위염과 장상피화생 원인은 '미주신경'

위에서 스트레스 때문에 만성위염, 장상피화생이 발병할 수 있다 했는데 그렇다면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장 질환이 발생할까? 김 원장에 따르면 그 이유는 바로 미주신경에 있다.

미주신경이란 뇌에 있는 12쌍의 뇌 신경 중, 가장 길이가 길고 구조가 복잡한 신경이다. 이는 머리(뇌)에서 시작하여 목(식도), 윗배(위장), 아랫배(대장)에 분포해 있다.

미주신경은 부교감신경 중 하나로, 스트레스나 사람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체내에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긴장, 분노, 우울 등의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그 기능이 점점 약해진다. 

이 때문에 미주신경을 통해 전달되는 신호가 불필요하게 증폭되거나, 잘못 전해지는 등, 오작동이 일어난다. 잘못된 신호가 미주신경으로 연결된 위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만성위염, 장상피화생과 같은 질환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

매운 음식이나 과음, 스트레스로 위가 자극을 받으면 그 영향이 미주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돼 두통, 어지럼증, 우울감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심하게 체했을 때 두통과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는 이유다.

위염 치료는 미주신경 강화

김 원장에 따르면 위축성위염 증상과 같은 만성위염 및 장상피화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미주신경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한의원에서는 체열진단 검사, 뇌파 측정검사, 혈관건강 검사, 심박변이도 검사 등, 준비된 절차로 복수의 검사를 하면서 환자의 몸 상태와 체질, 질환이 발병한 원인 등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진행한다.

우선 침 치료로 약해진 미주신경을 안정시킨다. 다음으로 위장주변에 정체된 혈액을 소통시키고 순환을 도와주는 부항 치료, 위장의 기능을 활성화시켜서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고주파 온열치료 등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는 치료의 효과를 한층 높이고, 질환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 개인의 체질에 맞는 위염 약(한약)을 처방한다.

김 원장은 "위염 증상은 개인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명확하지 않기에 발병해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에 취미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주기적으로 한의원에서 검사를 받으면서 위축성위염 또는 장상피화생이 발병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