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64세 A씨는 최근 부쩍 주변인들과 대화를 이어가기가 힘들다.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들이 쉽사리 입 밖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 간혹 생각나지 않고, 중요한 일정도 자주 잊어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으며, 단순한 사칙연산도 부쩍 어려워졌다. 

경각심을 느낀 A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자가진단법에서 치매가 의심된다는 점수를 받았다. 병원의 치매클리닉을 찾아 정확한 정밀 검사를 받는 결과,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고령시대에 접어들면서 치매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치매 역시 초기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약물치료로 극복할 수 있는 병이다.

치매 자가진단법[한국판 치매 선별 질문지; KDSQ-C]
치매 자가진단법[한국판 치매 선별 질문지; KDSQ-C]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는 "손쉬운 일상생활 습관 교정으로도 치매를 예방해 볼 수 있다"며 자가진단을 통해 치매 의심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치매의 원인은 50여 가지로 다양하지만, 전체 치매의 약 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과 혈관성 치매를 비롯하여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치매 등으로 분류된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측두엽, 마루엽, 해마의 위축이 가장 먼저 발생하며, 기억력 저하로 증상이 시작된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혹은 작은 뇌혈관의 막힘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치매로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집행기능 전두측두엽치매는 단어 그대로 전두엽 및 측두엽의 위축으로 발생하는 치매로, 급작스러운 성격 또는 행동 변화 등의 증상이 가장 두드러진다.

치매는 발생 원인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이 다르다. 따라서, 발생 원인을 확인하는 신경심리검사, 뇌 MRI 및 아밀로이드 PET-CT 과 같은 인지기능, 뇌 영상 및 바이오마커 검사를 통해 치매를 진단한다.

특히,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향후 치매로의 전환 여부를 예측하는 데에 아밀로이드 PET-CT 진단이 매우 유용하다.

치매 진단에 있어서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최근에는 혈액 및 뇌척수액을 활용한 바이오마커 발굴 및 진단에 대한 연구 또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치매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을 통한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기억력 저하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일 수 있지만, 수시로 중요한 사항을 잊는다거나 해를 거듭하면서 건망증이 심화되는 경우에는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치매는 집에서도 간편하게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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