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던 편도암은 줄어들고 설암을 늘어나는 등 한국인의 두경부암의 트렌드가 서구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 두경부종양클리닉 이비인후과 정유석, 석준걸 전문의와 중앙암등록본부 정규원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중앙암등록통계(1999~2017)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캔서(Cancer)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못젖 양쪽의 구개편도에 발생하는 편도암은 지난 1999년 109명에서 지속 증가하다가 2011년을 기점으로 10만명 당 0.5명 내외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에는 517명으로 증가했다.

편도암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으로 자궁경부암 원인이기도 하다. HPV가 확산되면서 젊은층에서 편도암의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해왔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40~50대는 연평균 8.1%로 증가하다 2008년을 기점으로 안정됐지만 60대 이상에서는 연평균 6.2%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구에서도 젊은층에서 줄어들고 고령층에서 증가하고 있다.

정유석 전문의는 생활방식의 변화, 성인남성의 흡연율 감소, 2016년 시작한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 확대 등이 젊은 층의 편도암 발생을 안정화시켰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두경부암이라도 설암은 크게 증가했다. 혀에 생기는 암인 설암은 1999년 397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지속 증가해 2017년 1,082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20~30대에서 연평균 7.7%로 높다. 

설암을 제외한 다른 구강암은 60대 이상에서만 2.0% 증가했을 뿐, 다른 연령대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 구강암의 90%는 설암이다. 이러한 경향은 해외도 마찬가지다.

설암을 비롯한 구강암의 대표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이외에도 음주, 방사선, 식습관, 유전적 감수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석준걸 전문의는 그러나  "음주나 흡연에 노출이 적은 젊은 층의 발생 증가는 기존 위험인자와는 구별되는 환경·유전적 요인 등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국립암센터 기관고유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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