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보라매병원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인지장애 증상 중 하나인 실행기능장애를 가진 노인은 극단적 선택 위험이 매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운영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대종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60세 이상 고령자 4천 7백여명을 대상으로 실행기능장애 여부와 사망의 관련성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신경과·신경외과·정신의학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에 발표했다.

실행기능장애란 뇌의 다양한 인지기능 가운데 문제 해결, 의사 결정, 과제 지향적 행동, 충동 억제 등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실행기능장애가 있으면 다양한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절하고 유연한 대처가 힘들어져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상자의 약 25%인 1,185명이 실행기능장애로 진단됐다. 이들과 인지기능이 정상인 대조군과 7년간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실행기능장애군에서 자살률이 높았다(0.8% 대 0.1%). 우울증이나 다른 위험인자의 영향을 고려해도 최대 7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실행기능장애군 가운데 75세 이상이거나 혼자 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위험이 더 높았다. 

오 교수는 "우리 나라의 자살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며 그 중에서도 노인의 자살률은 젊은 연령대에 비해 훨씬 높다"며 "이번 연구로 노인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우울증과 같이 잘 알려진 위험인자 외에도, 인지기능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학술연구용역사업인 '노인의 치매와 인지기능장애에 관한 추적조사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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