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섭취와 암의 관련성은 알려져 있지만 다른 질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최근 영국 옥스포드대학 카렌 파피어 박사는 자국의 UK바이오뱅크연구 데이터로 육류섭취량과 생활습관병 등 일반 질환의 관련성을 검토해 국제학술지 BMC Medicine에 발표했다.

파피에 박사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여러 나라는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 붉은 색을 띠는 적색육과 가공육을 많이 먹을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며 억제를 권고하고 있다.

박사는 영국 중년 남녀 약 47만 5천명을 대상으로 식생활 관련 29개 항목의 설문지 중 5개 항목의 정보를 이용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가공쇠고기, 미가공된 양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그리고 가공육의 주 당 섭취빈도(1회 미만 0.5, 1회 1, 2~4회 3, 5~6회 5.5, 7회 이상은 7)를 평가했다. 1주 당 섭취량에 따라 0~1회군, 2회군, 3~4회군, 5회 이상 군의 4개군으로 나누었다. 모든 군은 평균 55~57세였다.

질환은 순환기, 호흡기, 관절, 비뇨기, 기타 등 총 25개다. 전체 대상자 가운데 약 3분의 1이 미가공육과 가공육을 하루 1회 이상 섭취했다. 일상적인 섭취자 특징으로는 남성, 비교적 고령이고 유럽계 백인, 퇴직자, 높은 체질량지수, 흡연 및 음주 습관이 있으며 과일과 채소 섭취가 적다는 특징을 보였다.

분석 결과, 육류 섭취량과 25개 질환의 발생 위험을 검토했다. 그 결과, 미가공육 및 가공육의 섭취량이 하루 70g 늘어날 때마다 허혈성심질환(위험비 1.15), 폐렴(1.31), 게실질환(1.19), 결장폴립(1.10), 당뇨병(1.30)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졌다. 미가공육과 가공육을 따로 검토해도 결과는 같았다.

한편 미가공육 섭취량은 50g 늘어날 때마다 철분결핍빈혈증(위험비 0.80) 발생 위험은 유의하게 낮아졌다. 닭고기도 50g 증가할 때마다 위험이 감소했다. 하지만 30g 증가할 때마다 위식도역류증(1.17)과 당뇨병(1.14) 위험은 유의하게 높아졌다.

파피어 박사는 "대규모 연구 데이터에서 미가공육, 가공육, 닭고기를 많이 먹을 수록 일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미가공육 및 닭고기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철결핍빈혈증 발생 위험이 낮아졌다"고 결론내렸다.

또한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주요 요인으로 높은 BMI를 고려할 수 있지만, BMI 및 허리둘레 길이를 보정해도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비만 외 다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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