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망위험에는 빈부 차이가 없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진용 교수(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파견 근무)와 정혜민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로 소득수준 별 코로나19 사망 위험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란셋-서태평양지역건강(Lancet Regional Health-Western Pacific)에 발표했다.

대상자는 지난해 5월 15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환자 7,590명. 이들의 소득수준(의료급여 수급자, 건강보험 가입자) 및 지역(수도권, 대구·경북, 그 외) 별로 발생률과 치사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1백만 명 당 발생률은 의료급여 수급자에서 424.3명, 건강보험 가입자에서 136.3명이었다. 치사율은 각각 6.7%, 2.7%였다. 사망위험을 보여주는 오즈비(odds ratio)도 의료급여 수급자에서 2.62배 높았다. 

하지만 나이와 성별,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 등의 요인을 포함해 분석하면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이는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1차 대유행이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의료급여 수급자에서 치사율이 높은 이유는 소득 자체가 아니라 고령자가 많고 기저질환을 앓는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비 지원과 선제적 검사와 격리, 치료 등 보편적 의료보장, 마스크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치료센터 운영도 건강불평등을 줄여주는 요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혜진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건강불평등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초기부터 치료비 본인부담금을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등 선제적인 정책들로 다행히 좋은 결과를 보였다"며 "그렇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돼 병상확보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이 같은 효과가 유지되지 않을 수 있어 확산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진용 교수는 "이번 결과는 1차 대유행의 자료를 분석한 것인 만큼 2차와 3차 대유행이 지난 지금도 유지될 것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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