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완연한 겨울이 되면서 치질, 항문 통증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치질은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통증이 더 심해지고 병세도 악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은밀한 부위인 항문에 생긴다는 이유로 치질은 '말 못 할 비밀' 이나 '숨기고 싶은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흔한 질환인데다 유전 등 다양한 원인으로 평생에 한번은 걸릴 수 있는 질환이다.

한상준항외과의원(김포) 한상준 원장[사진]에 따르면 치질은 항문과 그 주변에 생기는 치핵과 치열, 치루, 항문소양증(가려움)을 통칭한다. 가장 흔한 치질은 치핵으로, 강한 힘이나 압력을 가했을 때 항문 밖으로 피가 나거나 덩어리 진 물체가 빠져 나오는 경우다.

항문관 점막 아래에는 배변을 도와주는 쿠션 조직이 있다. 여기에 수많은 미세혈관에 염증이 생기거나 파열, 부종 등이 발생하면 출혈과 함께 부어올라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게 된다. 

치핵이나 치질의 원인 중 하나는 가족력이다. 이밖에도 만성변비나 설사 또는 임신, 출산, 장시간 앉거나 서 있는 생활습관, 잦은 음주 및 자극적인 음식 섭취, 섬유질 부족 등이 있다. 치질은 초기 단계에는 약물요법으로 쉽게 치유될 수 있고 완치도 충분하다.

한상준 원장은 "치질은 발현 단계 별로 1기에서 4기까지 나눌 수 있다. 배변 시 치핵이 밀려 나오고 들어가기를 반복하는 경우는 대개 2기에 해당하며 3기 이후부터는 밀려나온 치핵이 저절로 들어가지 않거나 손가락 등을 이용해도 탈출이 지속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1~2기부터 3기 초반까지의 치질은 온수좌욕, 섬유식 약물치료 또는 경화제 주사요법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 비교적 빠른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치질 의심 증상인 출혈, 통증, 배변장애 등을 느낀다면 즉각 항문외과를 찾는 게 좋다고 전했다.

한 원장은 또 "이미 치핵 탈출 및 출혈, 염증, 통증 등이 심한 3~4기라도 외치핵, 내치핵 여부를 꼼꼼하게 진단하고 살펴보봐야 상황에 맞게 처치할 수 있다. 따라서 치질은 가급적 초기에 혹은 증상을 알게 된 날로부터 빠른 시일 내에 항문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원인을 밝혀야 증상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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