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 항문질환자가 늘어난다. 특히 항문 주변이 가려운 항문소양증으로 항문외과를 찾는 경우가 급증한다. 

항문소양증이 있으면 신체 불쾌감이나 화끈거림, 주변 피부의 끈적거림, 분비물에 의한 속옷 오염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다른 항문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소양증 자체가 다른 항문질환의 증상일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항문은 입술처럼 신경이나 혈관 등이 다수 분포하는 예민한 부위인 만큼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세심한 관리 및 치료가 필수라는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상쾌항외과 이화수 원장[사진]에 따르면 항문소양증은 환경이나 생활습관으로 인한 1차성과 다른 항문질환의 증상의 하나로 나타나는 2차성으로 나뉜다.

항문외과를 찾는 항문소양증환자의 대다수는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는 1차성 항문소양증이다. 항문경검사, 변배양검사, 혈액검사 등으로도 원인을 알 수 없으면 생활습관이나 환경적 요인이 문제일 수 있다.

2차성 항문소양증은 치질이나 잦은 설사, 항문 피부꼬리, 만성 변비, 대장암이나 변실금, 직장탈 등 다양한 항문질환에 의해 생길 수 있다. 

당뇨병,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치열, 치루, 치핵, 건선, 습진, 백반증, 매독,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알레르기성 질환, 피부염도 2차성 항문소양증의 원인이다. 

특히 항문 사마귀 등 바이러스성 질환도 항문소양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원인 파악한 후 적절한 치료를 취해야 한다.

항문소양증이 있으면 항문 주변의 청결을 위해 비누로 세게 문질러 씻는다. 깔끔하고 상쾌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배변 후 비데나 물티슈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들은 항문을 자극해 오히려 가려움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주변 피부가 자극을 받아 손상되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겨울철 차량용 열선시트, 전기방석, 온수매트 등을 고온으로 장시간 사용하면 항문소양증을 악화시킨다.

이 원장은 "항문은 가볍게 물로 씻고 세게 문질러 닦지 않아야 한다. 습기가 있는 경우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어 충분히 건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나일론 재질의 속옷이나 스타킹, 몸을 조이는 스키니 진은 증상이 나아질 때까지는 삼가야 한다.

이화수 원장은 "항문소양증은 취침시 신체가 이완되면서 증상이 더 심해져 숙면을 방해한다. 수면 도중에도 무의식적으로 항문 주변을 계속 긁어 염증이나 다른 항문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어떤 질환보다 항문소양증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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