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만명에 가까운 빅데이터로 신약을 재창출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 정보의학과 김영학·오지선 교수, 김도훈 임상강사 연구팀은 91만여 명의 임상 빅데이터로 기존 약제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임상약학 및 치료학회'에 발표했다.

신약을 개발해서 출시하기까지는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데다 수조 원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약제의 새로운 용도를 발굴하는 신약 재창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알고리즘은 특정 질환의 진단 및 치료 내역과 약물처방 데이터를 이용해 수천가지 약물을 약효 순위 별로 나열한다. 이들 가운데 다른 질환 치료제가 포함됐다면 약물재창출 후보가 되는 것이다. 

즉 당뇨병의 진단 지표인 당화혈색소를 알고리즘에 입력하면 당화혈색소 수치를 증가,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약물군을 추정되는 효과에 따라 순서대로 나열해주는데 이때 당뇨가 아닌 다른 질환에 사용되는 약물이 당화혈색소 수치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분류되면 당뇨병 신약 후보가 되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결과, 처방된 약물 총 1,774개 가운데 당화혈색소와 LDL-C(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를 감소시키는 약물이 각 41개, 146개, 65개로 나타났다.

이를 약물 효과가 없는 비율인 음성예측도와 효과율을 보여주는 민감도로 분석한 결과, LDL-C 치료제의 경우 음성 예측도와 민감도가 각각 100%로 나타났다. 당화혈색소, 중성지방 치료제의 경우 음성예측도는 95%와 98%, 민감도는 94%, 89%였다. 

이 알고리즘은 또 환자의 임상지표에 따라 종합적으로 우선 순위 약물을 파악할 수 있어 건강상태에 맞춘 최적의 약물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업통상자원부의 후원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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