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전과 제형의 우울증치료제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중등도~중증 주요 우울장애(치료저항성 우울증)를 치료하는 한국얀센의 나잘 스프레이 스프라바토(성분명 에스케타민 염산염)를 허가했다. 경구용 항우울제와 병용하는 조건이다.

치료 저항성 우울증이란 주요 우울증을 겪으면서 2가지 이상의 항우울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아 증세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우울증환자의 약 3분의 1에 해당되며 기대수명을 약 10년 단축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스프라바토의 성분인 에스케타민은 뇌에서 NMDA 수용체로 불리는 글루탐산 수용체의 활동을 조절해 신경세포(시냅스) 연결을 회복하고 신경영양신호 전달을 늘려 우울증을 개선한다.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방식으로 정제 보다 약효 전달이 빠르고 간이나 신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

한국얀센 의학부 고민정 상무에 따르면 나잘스프레이제형은 신속한 전신순환할 수 있어 간 대사에 따른 약효 저하 문제를 막아준다. 또한 같은 기전인 정맥주사 보다는 비침습적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스프라바토의 효과는 치료저항성 우울증환자 1,700명을 대상으로 한 장단기 3상 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18세 이상 65세 미만의 치료 저항성 우울증환자 223명을 스프라바토+경구 항우울제투여군(114명)과 위약 및 경구 항우울제투여군(109명)으로 나누어 비교한 단기 임상시험 TRD(Treatment-Resistant Depression)3002에 따르면 스프라바토 투여군에서 증상개선 효과가 우수했다.

특히 우울증 평가척도(MADRS)의 점수가 유의하게 낮아졌다(19.8점 대 15.8점). 7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시험 TRD3003에서는 스프라바토 병용군의 재발 가능성이 위약 병용군 보다 5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상열 회장(원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교수)은 17일 출시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우울증 치료는 일찍 시작할수록 해마의 용적 감소를 줄일 수 있고 관해 및 회복도 빠르다. 또한 부분관해가 재발요인인 만큼 완전한 관해가 우울증치료의 목적"이라며 우울증 치료 임상가의 3가지 임무로서 조기치료, 효율적치료, 장기간 치료를 제시했다. 

한편 스프라바토는 진정, 해리 등의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투여 후 최소 2시간 모니터링이 필수다. 그런만큼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의료전문가의 관찰 하에 투여해야 한다. 해리란 실제보다 소리가 크거나 작게 들리고, 색 구별이 안되는 등 의식이나 환경에 대한 지각의 통합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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