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중추신경에 작용해 고혈압 발생을 억제시키는 메커니즘이 확인됐다.

고려대의대 생리학교실 김양인 교수팀은 에스트로겐이 바소프레신의 뉴런을 차단해 고혈압을 억제한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심혈관연구(Cardiovascular Research)에 발표했다.

짜게 먹는 습관이 고혈압의 발생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염분-의존성 고혈압 발생률은 여성에서 훨씬 낮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혈관이완 작용과 교감신경계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기전은 규명되지 않았다.

교수팀은 중추신경계에서도 고혈압을 야기할 수 있는 바소프레신이 분비되는 만큼 에스트로겐과 관련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대상은 염분-의존성 고혈압 암컷 쥐. 난소 제거 후 고혈압을 유발시키자 바소프레신 농도가 수컷 쥐와 유사하게 증가했다. 반면 난소를 제거하지 않거나 제거 후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면 고혈압이 유발되지 않고 혈중 바소프레신 농도 역시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난소 제거 후 암컷 쥐에서 바소프레신 농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바소프레신 뉴런에 영향을 끼치는 신경전달물질인 GABA의 작용이 억제성에서 흥분성으로 전환된 때문이었다.

아울러 에스트로겐은 염화이온 방출 운반체인 KCC2 발현량을 늘려 바소프레신 뉴런 내 염화이온의 축적을 막아 흥분성 GABA 작용 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검증했다. 나아가 KCC2의 작용을 활성시키면 염분-의존성 고혈압이 크게 완화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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