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잔 술은 건강에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안 마시던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장준영·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2007년~2013년)로 비음주자와 음주량의 관련성을 분석해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연구대상자는 비음주자 11만 2천여명. 이들을 비음주 유지군과 음주군(하루 소주 한잔 이하)으로 나누고 뇌졸중 발생 위험과 사망 위험을 3년간 관찰했다. 비음주군은 86%, 음주군은 9.4%였다.

그 결과, 뇌졸중 발생 위험(위험비 0.83)과 사망위험(0.89) 모두 양쪽군에 차이는 없었다. 

관상동맥질환 등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은 음주군에서 21% 줄었다(위험비 0.79). 하지만 교수팀은 비음주군 중에 '건강이 좋지 못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식 퀴터 · sick quitter)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사망과 관련성이 높은 기저질환을 수치화한 찰슨 동반질환지수(CCI) 3 이상을 보인 비율은 비음주군이 높았다(20.2% 대 25.7%). 이에 대해서도 교수팀은 음주군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는 비음주군의 중증 기저질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소량 음주의 영향은 아니라고 추정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하루 2잔 이상 술을 마시기 시작한 사람은 교통사고 등 외인사로 사망할 위험이 비음주 유지군에 비해 약 2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준영 교수는 "과음이 신체에 주는 해악은 많은 연구와 임상을 통해 밝혀졌지만, 비음주자에서 소량의 음주량 증가와 건강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다"면서 "알코올 종류와 섭취량에 관계 없이 알코올 자체가 주는 건강상 이점은 의학적으로 불분명하기 때문에 비음주자라면 건강을 위해 금주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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