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연명의료을 중단하는 암사망자 26%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한광협, 이하 보의연)은 2018년 1월부터 약 1년간 암 사망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 '연명의료중단 현황 파악 및 한국형 의사-환자 공유의사결정 모델 탐색'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성인 암 사망자는 총 54,635명이었으며 이 중 14,438명이 연명의료를 결정했다. 10명 중 2.6명이 연명의료를 선택한 셈이다. 연령 별 선택률은 65세 미만에서 34%, 65세 이상 23%였다.
자기결정률은 53%로 가족결정(48%) 보다 높았으며 특히 30~40대에서 가장 뚜렷했다. 또한 암사망자의 호스피스병동 이용률은 자기결정한 경우가 가족결정보다 높았지만(42% 대 14%) 중환자실(13% 대 33%), 응급실(77% 대 82%)은 반대였다.
연명의료계획서 직접 작성률은 비암환자에 비해 암환자에서 높았으며(48% 대 14%), 이는 말기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데다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 임종기 진입이 빨라져 환자가 직접 의사를 나타내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비암환자의 경우 연명의료계획서 보다는 가족진술서나 가족전원합의서 작성이 훨씬 더 많았다.
의료기관 종별 연명의료결정서 작성률은 상급종합병원이 44%, 종합병원 22%, 병원 2%였다. 요양병원은 0.3%로 매우 낮아 연명의료결정 제도가 윤리위원회 설치 또는 의료진과 환자 교육 등의 문제로 병의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운영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는 연명의료에 대한 공유의사결정의 확대를 위해서 한국형 의사결정 단계인 SEEDS 모델도 제안했다. 동국대 일산병원 신장내과 신성준 교수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 아니타 호 교수가 공동개발한 SEED 모델을 발전시킨 이 모델은 Seek(준비)-Engage(참여)-Explore(탐색)-Decide(결정)-Support(지지)의 5단계로 이루어진다.
연구책임자 세종충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권정혜 교수는 선행연구 보다 연명의료결정률이 낮았다면서 "윤리위원회 운영의 어려움, 연명의료시스템의 접근 문제, 복잡한 서식과 교육 부족 등이 장애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제도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