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인 딸을 키우는 이 씨는 요즘 걱정이 많아졌다. 애기같던 어린 딸의 가슴이 발달해 볼록하게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아이가 성장해 사춘기가 되면 가슴이 발달해 딱딱한 몽우리가 잡힌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 빠르다는 생각에 걱정이 크다. 또래보다 체격이 좋아서 성조숙증을 의심해 성장클리닉을 방문한 결과, 성조숙증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개 이차성징은 만 9~10세 전후(초등학교 3~4학년)에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씨의 딸 처럼 약 1~2년 일찍 성숙해진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우아성한의원 정은아 원장[사진]은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어린이 성조숙증 진료를 받는 아이의 수가 연평균 9.2%정도 증가했다. 매년 성조숙증 증상을 보이는 아이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여전히 적절한 진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여아 성조숙증의 경우 가슴에 몽우리가 생겨도 소아비만과 겹치면 잘 보이지 않거나 자신의 신체적 변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에 따르면 성조숙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성장판이 일찍 닫히거나 성인이 된 후 난소와 유방에 종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때문에 자녀의 성장이 또래 보다 빠른 것같다면 성조숙증 검사가 필요하다. 이와함께 성장판 검사도 받으면 키 성장 관리에 바람직하다.

성호르몬이 일찍 분비되는 원인을 안다면 성조숙증을 예방할 수도 있다. 첫 번째는 유전이다. 부모나 친척 어른 중에 어릴 때 초등학생 평균 키보다 컸지만 성장이 일찍 멈춰 성인 평균 키보다 작은 분이 있다면 자녀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는 6개월에 한 번씩 전문병원에서 성장 속도를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는 소아비만이다. 영양이 부족했던 과거와 달리 근래에는 다양한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다 고열량의 서구식 식단이 유행하면서 어린이 비만율이 높아졌다. 유아비만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이차성징을 유도하며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 나이가 어려도 걱정이 있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친구 및 부모님과의 관계, 학업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만약 스트레스가 적절히 해소되지 않고 쌓인다면 체내 호르몬 분비량이 변화돼 이차성징이 일찍 찾아올 수 있다. 때문에 자녀의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도록 이야기와 고민을 들어주고, 음악 또는 영화감상, 독서, 게임 등 건전한 취미 생활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다.

정은아 원장에 따르면 한의원에서는 유아 성조숙증 원인을 알기 위해 아이의 안색과 윤기, 피부, 혀, 눈 등을 눈으로 확인하고, 성장판 검사와 체성분 검사를 진행한다. 그리고 평소 생활습관과 주변환경 등을 파악한 후 직접 신체 상태를 살핀다. 이후에는 침 치료로 신체의 순환을 촉진시켜 건강한 성장을 돕고, 체질을 고려한 성조숙증 한약을 처방한다. 

정 원장은 "이같은 치료를 받으면 가슴에 생긴 딱딱한 몽우리가 풀어지고 초등학생 생리 시기가 제 나이에 맞게 되돌아 오는 등 성조숙증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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