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난치성 폐암에서는 면역항암제 단독으로는 효과를 얻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임선민 교수(종양내과)와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표경호·박채원 교수 연구팀은 난치성 ALK 양성 폐암에는 PD-1억제제 계열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기전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암면역치료연구(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에 발표했다.

단백질 ALK는 2012년 폐암 유발인자로 처음 보고됐으며,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약 5%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폐선암이나 비흡연자에서 발생한다. ALK 양성 폐암의 경우 약제 내성 돌연변이가 빈번히 발생하고 중추신경계 전이가 높다. 일반적으로 표적치료제 사용 후 1~2년 내에 내성이 발생하고, 1차 치료 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약도 제한돼 있다.

연구팀은   ALK 형질전환 마우스모델을 대상으로 ALK억제제와 면역항암제(항PD-1)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단독투여군과 병용투여군, 순차적 투여군으로 나누고 종양억제 효과와 부작용, 면역기전을 확인했다.

그 결과, 면역항암제 단독투여군의 종양억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LK억제제 단독투여군은 효과적이었고 병합요법과도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병합요법에서는 간독성이 심했다.

각 치료군 별 면역세포와 사이토카인(단백질 면역조절제)의 변화에서도 면역항암제 투여시 종양세포를 공격해 암을 사멸시키는 T림프구의 변화가 미미했다. 특히 3개군 모두 종양 억제에 중요한 CD8+ T세포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면역억제세포(Treg)가 증가했다.

이밖에 암세포에서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PD-L1이 많이 발현되면서 ALK 종양이 CD8+ 세포에 반응하지 않는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임선민 교수는 "ALK 양성 폐암의 면역항암제 개발에 있어서 단독 효과가 부족하다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며 "면역항암제로 치료가 힘든 ALK 양성 폐암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포치료제와 이미 개발된 다양한 면역조절치료제의 조합이나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 옵션 등 추후 연구를 통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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