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 음주도 임신 중과 마찬가지로 태아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 김원호 박사 연구팀[이유정, 김지연, 이대연(공동 제1저자)]임신 중 음주 폐해와 마찬가지로 임신 전 음주는 임신과 태아발달 능력을 떨어트리고 기형아 및 거대아 출산율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국내 임신부 음주율은 1~5%로 낮지만 최근 가임기 여성의 음주율은 증가 추세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젊은 여성(19~29세)의 음주율은 연간 86%, 월간 64%로 높다. 고위험 음주율도 9.6%에 이른다. 특히 여대생 음주율은 이보다 높은 연간 92%, 월간 73%다. 고위험음주율은 17%에 이른다. 

최근 평균 초혼 나이가 30세 이상으로 늦어진데다 초산 31.6세, 출산 32.6세로 크게 높아진 만큼 임신 전 음주 폐해에 대한 근거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연구팀은 5% 알코올 함유된 먹이를 2주간 먹인 후 임신을 유도하는 동물실험을 실시해 임신능력과 태아 발달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임신 전 알코올 섭취한 군에서 임신능력이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태아수는 11%, 태아발달능력은 23% 줄었으며, 발가락 기형은 7% 증가했다. 또한 출생 직후 체중은 정상군 보다 높았지만 생후 1주, 2주, 3주째에는 크게 줄어들어 거대아 출산과 성장발달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동물실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신코호트 연구도 실시됐다. 총 2,886명을 대상으로 임신 전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군(561명)과 일반군(2,099명), 고위험군(226명)으로 나누어 비교 분석했다. 고위험음주의 기준은 1회에 5잔 이상, 주당 2회 마시는 경우로 정했다.

그 결과, 거대아 출산율은 고위험군 7.5%로 비음주군 2.9%, 일반군 3.2%에 비해 2.5배 이상 높았다. 여러 위험인자를 보정해도 2.3배였다.

국립보건연구원 권준욱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임신 전 음주가 불임 또는 난임의 원인이 될 수가 있고, 심지어 태아 발달저하와 함께 기형아 또는 거대아 출산 위험을 높이고, 출생 후 성장 발육저하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임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가임기 여성, 특히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의 경우 원활한 임신과 산모와 태아의 건강, 출생 후 아기의 정상적인 성장발육을 위해서는 임신 전부터 음주를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만성병관리기술개발연구와 여성건강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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