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수포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대상포진을 방치할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배성만, 의학통계학과 윤성철,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2002~2013년)로 항바이러스제 사용과 대상포진환자의 치매 발생을 분석해 유럽정신의학·임상신경과학 아카이브(European Archives of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감염된 수두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신체 면역력이 떨어질 때 신경 주변으로 퍼져서 발생한다. 수포와 통증이 느껴지면 72시간 내에 항바이러스제로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물집과 발진이 없어져도 이차감염이나 만성신경통 발생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신경 침해적 성질을 갖고 있어 국소부위나 전신의 염증과 면역체계 이상을 유발해 치매 발생에도 영향을 준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50세 이상 대상포진환자 3만 4,505명. 이들을 항바이러스치료군(84%)과 비치료군(16%)으로 나누고 성별과 나이, 기저질환, 경제적수준을 동일하게 맞춘 5,618명을 10년간 비교했다.

그 결과, 치료군의 치매 환자수는 매년 인구 1천명 당 9.36명으로 비치료군 12.26명에 비해 적었다. 치매 발생 위험은 비치료군 대비 치료군에서 24%, 사망위험은 39% 낮았다.

김성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 질병의 인과관계를 입증한게 아니라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대상포진과 완치가 불가능한 치매의 역학적 연관성을 빅데이터를 이용해 밝혀낸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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