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얼마전 끝난 미국임상암학회(ASCO20)의 주요 발표 내용을 정리해 최신 암치료 트렌드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는 두번째로 새로운 항암치료제의 발견에 대해 정리했다.

이번 ASCO에서는 지난해 HER2(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제로 신속승인 받은 항체약물복합체(antibody-drug conjugate) 엔허투(ENHERTU; Trastuzumab deruxtecan)의 임상이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진행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을 대상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진행된 무작위 2상 DESTINY-Gastric01 결과에서 엔허투는 표준항암요법과 비교해 우월한 객관적 반응률(51.3% 대 14.3%)을 보였다. 

이를 기반으로 허셉틴 등 2가지 이상 약물을 투여했던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대상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 

유방암을 제외하고 허셉틴 외 다른 HER2 표적치료제 효과 입증에 번번히 실패한 HER2 양성 전이성 위암에서 10년 만에 새로운 표적 치료제 옵션으로 기대를 모은 것이다. 

엔허투는 위암 외에도 HER2 양성 전이성 직결장암과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각기 시행된 임상에서 매우 유의한 효과를 나타내면서 HER2 양성인 다양한 암종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게 됐다.

이밖에 본히펠린다우(VHL) 유전자 이상과 연관된 신장암에서 저산소증유래인자-2알파(hypoxia-inducible factor-2α, HIF-2α)에 대한 경구 억제제 MK-6482(실험물질명)의 2상 임상시험 결과도 발표됐다. 

종양 억제 VHL유전자는 지난해 노벨의학상 수상 연구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MK-6482를 투약한 환자의 87%에서 종양이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약성도 우수해 신장암의 새로운 치료제로 도입될 수 있을지 향후 연구 결과가 기대된다.

HRAS 돌연변이를 가진 두경부암∙침샘암∙방광암 환자에게 파르네실전달효소(farnesyltransferase) 억제제인 티피파닙(tipifarnib)을 사용한 예비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의 교신저자로 박세훈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가 참여했으며 반응률은 두경부암에서 50%, 침샘암에서 8%, 방광암에서 24%로 나타나 향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기반으로 하는 항암치료에서 중요한 약물로 기대를 모았다.

CHRYSALIS 임상에서 기존 EGFR 표적치료제에는 효과가 없었던 EGFR exon 20 삽입(exon20 insertion)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EGFR 및 MET 항체인 아미반타맙(amivantamab)의 안전성 및 효과가 발표됐다. 

글로벌 신약 1상 임상인 이 연구의 제 1저자로 참여한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연구진 박근칠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아직 1상 시험이지만, 이미 수차례 항암치료를 받아온 환자를 포함해 약 36%에서 암의 크기가 작아지는 이른바 부분반응을 보였다"면서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암이 자라지 않는 억제 효과를 보인 환자까지 포함하면 총 67%에서 임상적 이득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부분반응을 보인 환자 14명에서 반응 지속기간이 10개월(중앙값 기준)로 나타나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고 덧붙였다. 또한 1상 시험의 중요한 결과 지표 중 하나인 안전성 측면에서도 발생한 부작용 대부분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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