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생존자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완치 후 상당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소희·신형식, 서울대병원 박혜윤·박완범, 서울의료원 이해우, 단국대병원 이정재, 충남대병원 김정란 연구팀은 2015년 메르스 당시 생존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BMC 공공의료(BMC Public Health)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메르스 생존자 148명 중 63명. 이들 가운데 34명(54%)은 완치 1년 후에도 한가지 이상의 정신건강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장애 종류로는 42.9%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27.0%에서 우울증, 22.2%에서 중등도 이상의 자살사고, 28%에서 불면증이었다.  

특히 PTSD 위험은 감염자에 대한 사회의 낙인을 높게 인지할수록, 감염 당시 불안수준과 비례했다. 메르스로 가족이 사망한 경우 우울증 위험이 높았다. 과거 정신과적 치료경험이 있으면 두 가지 위험도가 모두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해 "메르스와 코로나19는 이환율과 치사율, 정부와 사회의 대처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어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감염증의 심각도 보다 심리사회적 측면에서 감염증을 어떻게 경험하고 인지하는지가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소희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코로나19로 환자와 격리자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환자의 정신건강 문제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혜윤 교수는 감염자에 대한 낙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감염증 사태에서 사별이나 불안 등 심리사회적 어려움이 있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면 정신적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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