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성인에서 많이 발생하며 난치성으로 알려진 염증성장질환은 경미할 경우 임신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 서울성모,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및 피부과 공동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로 염증성장질환의 중증도와 임신성공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국제 소화기학회지 소화기약리학 및 치료학(Alimentary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는 염증성장질환자(크론병, 궤양성대장염) 2천여명. 이들은 15~50세 가임기 여성으로 5회 이상 내원 경험자다. 

연구팀은 중증도에 따라 2개군으로 나누었다. 낮은 군은 6개월 미만의 스테로이드 처방, 1년 미만의 생물학적 제제 처방, 그리고 장 절제술을 받지 않는 경우로 정의했다.

중증도가 낮은 군과 염증성장질환이 없는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출생률(68.9% 대 69.9%), 자연유산(12.6% 대 11.9%) 및 제왕절개(39.5% 대 38.8%)에 큰 차이가 없었다.

임신 합병증(조산,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사산, 자궁내 성장지연 등)에도 차이가 없어(7.4% 대 8.1%) 염증성 장질환이 있어도 질병 중증도가 높지 않으면 일반인과 비슷한 임신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염증성장질환자의 전체 임신성공률은 비환자에 비해 낮았다(25.7% 대 32.3%). 이에 대해 연구팀은 "난치성 질환과 치료 약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의도적으로 임신을 피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증도가 높은 군은 대조군에 비해 자연 유산율(14.9% 대 11.9%), 제왕절개(46.4% 대 38.8%), 자궁내 성장지연의 빈도(3.4% 대 1.0%) 가 높았다.

연구 제1저자인 여의도성모병원 이한희 교수는 "가임기 여성은 질병 자체가 임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은 지양해야 하며, 오히려 임신 전 적극적으로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 건강한 임신과 출산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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