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로 췌장암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황진혁 교수(1저자: 이종찬 교수) 연구팀은 두 가지 암 치료 유전자가 삽입된 '유전자 변형 아데노 바이러스'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새로운 치료법의 1상 임상시험 결과를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Gastrointestinal Endoscopy)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바이러스는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로 유전자의 운반체로 이용되고 있다. 연구대상자는 절제술이 불가능한 국소진행형 췌장암 환자 9명.

이들에게 사이토신 디아미나아제(cytosine deaminase, yCD)와 티로신 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 HSV-1 TK)라는 두 가지 효소를 만들 수 있는 유전자가 탑재된 아데노바이러스를 내시경초음파(EUS)로 췌장암 세포에 투여했다. 

주입된 아데노바이러스는 유전자 조작의 일차적 효과로 인해 정상세포에서는 소멸하고 췌장암세포에서만 증식된다. 이후에 항암효과가 없는 경구제를 복용하면 췌장암세포 내 바이러스 효소와 만나 항암제로 바뀌도록 만든 것다. 

즉, 암세포에서만 살아있던 바이러스가 항암작용을 해 결과적으로 췌장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2주째에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결과, 대상자 모두 췌장암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중앙치)은 11.4개월이었다. 또한 유의한 부작용은 없었으며 8주째 독성평가에서도 2명에서만 약한 단계의 발열반응만 나타났다.

황 교수는 "국내에서 단독으로 수행된 췌장암 1상 임상연구를 통해 새로운 유전자 치료의 안전성과 가능성이 확인돼 의미가 깊다"면서 "특히 췌장암에 유전자를 직접 투여해 치료할 수 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유전자 치료가 췌장암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돼 향후 추가 임상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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