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이 없는 어린이 경·중등도 난청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과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김봉직 교수 연구팀은 어린이 경·중등도 감각신경성 난청의 원인으로 2가지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유전의학(Genetics in Medicine)에 발표했다.

외부 소리를 거의 듣지 못하는 고도난청에 비해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경도 난청과 보통의 대화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경·중등도 난청은 가족은 물론 환자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청력검사에서 난청이 밝혀져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소아 난청의 경우에는 한창 말을 배울 시기에 정확한 말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정상적인 언어발달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뇌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쳐 학습발달 측면에서도 심각한 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소아 경중등도 난청 가족력이 없으면 유전적 요인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 대상자는 난청 가족력이 없는 15세 미만의 경·중등도 난청(55dB 이하) 환아 83명. 

2014년부터 4년간 유전자를 분석해 난청의 원인을 관찰한 결과, 대상자 중 52명(63%)이 유전적 요인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유전자 요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STRC라는 단일 유전자였으며, 그 다음이 MPZL2 유전자였다. 이들 2가지 유전자가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 몸의 모든 유전자는 성염색체를 제외하고 똑같은 유전자를 두 개씩 갖고 있다. 부모가 난청이 아닌데도 자녀에 난청이 생기는 경우는 난청 유전자만 전달됐기 때문이다. 유전자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하나가 정상이면 난청이 생기지 않지만, 부모로부터 난청 유전자만 두 개를 전달받은 경우에는 난청이 나타날 수 있다.

최 교수는 "부모가 청력이 정상이더라도 난청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보인자라면 난청 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만큼 난청 유전자 검사로 자녀의 난청 발생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면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소아 경·중등도 난청의 발생에 큰 역할을 하는 두가지 특정 유전자 발견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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