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면 잠이 오는게 당연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불면이 질환으로 인식되면서 잠의 중요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대한수면학회가 13일 세계수면의 날을 맞아 수면이 중요한 이유 4가지를 제시했다.

학회는 수면의 날의 올해 슬로건은 '더 나은 수면, 더 나은 삶, 더 나은 세계(Better sleep, better life, better planet)'에 걸맞게 수면은 치매 예방은 물론 기억력 향상, 비만 예방, 바이러스 감염위험도 억제해준다고 강조했다.

대한수면학회 신원철 홍보이사(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교수)로부터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표. 잘 자기 위한 수면 TIP 4가지(대한수면학회)
표. 잘 자기 위한 수면 TIP 4가지(대한수면학회)

△치매 예방

질 좋은 수면은 치매를 예방하며, 반대로 잠을 못 자면 치매가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50대 이후에 불면증이 발생하면 치매가 약 2배 이상 증가한다고 한다. 

뇌에는 글림파틱(Glymphatic)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깊은 잠을 잘 때 작동해 낮에 뇌가 활동하면서 생긴 뇌의 노폐물을 정맥으로 배출한다.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라는 작은 단백질도 이때 함께 뇌에서 배출된다. 2012년 한 연구에서 뇌척수액 속에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측정한 결과,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계속 베타 아밀로이드의 농도가 높아지다가 자정 무렵 점차 줄어 아침 9시경에 가장 농도가 낮아졌다.

△기억력 향상

흔히 시험 기간에 밤샘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잠을 자는 것이 기억력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다음 날이면 잊어버리기 쉬운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작업은 깊은 잠을 잘 때 이뤄지기 때문이다. 

신 교수에 따르면 사람의 수면은 렘수면과 비(非)렘수면의 두 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비렘수면 동안에는 육체적 피로의 회복과 함께 깨어 있을 때 학습한 기억이 정리되고 장기기억으로 저장한다. 
렘수면 동안에는 단기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와 대뇌피질의 연결이 끊어지고, 대뇌 피질 간에 연결이 활발해져 저장된 기억이 기존의 저장된 지식, 기억과 서로 연결돼 더욱 오래 저장하게 된다. 이처럼 잠자는 동안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잘 자는 것은 기억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이어트에 도움

한 연구에서 이른 시간에 식사를 섭취하는 사람과 늦은 시간에 식사하는 사람 420명을 20주간 관찰한 결과, 일찍 식사를 한 사람은 4kg 이상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 야간 근무자는 일반 근로자보다 비만률이 높았다. 

이는 생체시계와 일주기 리듬이 비만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잠을 자야 하는데 음식을 섭취하면 이를 소화하기 위해 많은 장기가 활성화되고, 수면을 준비하는 생체시계와 일치하지 않아 인슐린 저항과 비만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잠자기 5~6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고 숙면하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비만을 막는데에도 도움 된다.

△면역력 향상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면역력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숙면은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수면박탈이 면역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수면 박탈이 선천 면역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NK(natural killer)세포 수와 기능을 떨어트리고 후천 면역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CD4+ T세포의 수를 감소시킨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수면박탈군에서 인플루엔자A 및 A형 간염 백신 접종 이후 면역 반응이 크게 줄어들엇다.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면역기능의 주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약화해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예방 백신이나 치료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감염증을 스스로 이겨내고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면역력을 증진하는 것이다.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잠을 잘 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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