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구의 2/3이 한 번 이상 경험한다는 흔한 질환인 '치질'. 정보 매체의 발달로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치질 환자들은 여전히 질환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오히려 병을 키우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특히 겨울에는 낮은 기온으로 항문 주위 혈관이 수축해 항문 질환 증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평소 변비나 치질 증세가 있다면 항문 건강에 더 조심해야 한다.

항문 질환을 통칭하는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로 나뉜다. 환자 대다수가 치핵을 앓기 때문에 치질이라면 보통 치핵을 가리킨다. 항문 벽에 출혈로 혹이 생기는 치핵의 특징은 항문의 통증과 배변 시 출혈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용변 후에 휴지에 피가 묻어있다면 치핵 가능성이 높다. 대장암이나 위장관의 출혈로 배변 시 피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경우든 좋지 않은 만큼 자세한 검사가 필요하다.

치핵은 발생 빈도가 높은 만큼 치료법도 많이 개발됐다. 초기라면 간단한 약물 처방과 식이요법으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 증상을 악화시켜 수술까지 가지 않도록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항문 부위가 찢어지는 치열은 보통 변비로 인해 딱딱한 변을 배출하다 발생한다. 급성 치열의 경우 좌욕과 약물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증상이 반복되면서 항문 조직이 섬유화되면 만성 치열로 발전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루는 항문 주변의 농양이 바깥쪽 피부로 터져 나오는 것으로 항문에 상처가 생겨 세균에 감염되거나 결핵, 크론병 등의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된다. 항문농양의 악화가 치루로 이어지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치질은 생활습관이 좋고 청결해도 발생할 수 있지만 생활습관 개선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치항외과 정형석 원장[사진]은 "장시간의 배변을 피하고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가 변비와 이로 인한 치질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누로 항문을 세척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못한 습관으로,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되 항문 기름막이 손상되지 않도록 깨끗한 물로 세척하거나 항문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단 치질이라고 생각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는게 상책이다. 무작정 참고 방치했다가는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해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