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쌓인 겨울 산의 매력은 오르기 힘든 만큼 보상을 해주기 때문이다. 등산매니아들 사이에서 ‘겨울 산이 진짜’라고 말하는 이유다. 

반면 겨울산은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폭설과 혹한, 눈사태를 만날 수도 있고, 과도한 체력소모로 피로동사나 저체온증, 동상도 우려된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들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겨울 산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는 조심에 조심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대비를 전혀 할 수 없는건 아니다. 조심하는 데에도 방법이 있다.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지켜 나간다면 사고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등산보다 하산이 더 중요

겨울 산행은 특히 하산을 주의해야 한다. 하체에 과도한 하중이 전해져 무릎과 발목 부상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눈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경우도 많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중장년층은 무릎 반월상연골판 손상을 조심해야 한다. 무릎 관절 위아래에서 충격을 흡수해주는 쿠션 역할을 하는 반월상 연골판은 나이가 들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찢어진다. 특히 하산 할 때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평지에서 걸을 때보다 3배가 넘기 때문에 더 큰 충격이 찾아올 수 있다[그림].

그림. 연세건우병원 제공

연세건우병원 조승배 원장은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이 잘 펴지지 않거나 무릎이 힘없이 꺾이고, 무릎 안쪽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이 사라져도 손상된 연골판은 자연치유되지 않는다”며 “연골판 손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손상 부위가 점점 커져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산행 후 무릎 통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는게 좋다”고 말했다.

발목 인대 부상도 주의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산악 사고 중 3분의 1은 실족사고다. 울퉁불퉁한 길을 오르다 발목이 접질리거나 넘어지는 경우가 상당수다. 여기에 눈까지 내린 산이면 위험은 더 심하다. 

같은 병원 이호진 원장은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발을 디딜 때 발목이 불안정하고, 순간적으로 인대가 파열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며 "염좌가 발생한 것 같다면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붕대·부목·삼각건 등으로 발목을 고정해 움직임을 최소화한 뒤 신속히 하산한 뒤 환부에 얼음 찜질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산 낮다고 만만히 보는건 금물

낮은 산이라 가볍게 여겨 준비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산을 오르내리면 자연스럽게 허리를 굽혔다 펴는 하는 동작을 취하게 되는데 이 동작 허리를 지탱해주는 인대에 무리를 주며 요추 염좌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산을 내려오다 미끄러지면 허리디스크나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밑창이 닳지 않은 등산화를 신고, 등산스틱을 사용하는 등 낙상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또 산행 전 스트레칭은 10분 이상 필수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낮은 산이어도 1시간에 10분 정도는 휴식을 취하며, 휴식 가운데도 틈틈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게 좋다.

산행 복장은 얇은 옷 여러겹 입어야

겨울산행은 복장이 중요하다. 기온이 낮은 상태에서 오르는 만큼 저체온증이나 동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겨울 산행 시에는 두꺼운 옷을 한 벌을 입기보다는 얇은 것을 여러 겹 입는게 더 좋다. 등산을 하다보면 시시때때로 덥거나 추워질 수 있는데, 그때마다 벗고 입으면서 온도조절을 수월하기 때문이다.

또한 등산 시 과도하게 속도를 내는 것은 옳지 않은 산행법이다. 땀도 더 많이 나고 쉽게 지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리한 운행은 자제하고, 쉬는 시간이나 식사 중에는 옷을 껴입어 체온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산은 의외로 체력소모가 많다.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체력을 잘 분배해야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도움말 : 연세건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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