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난임치료의 임상시험 결과를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관련 토론회에서 상호 시각차만 확인했다.

12월 26일 열린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주관 '한의약난임치료연구관련 토론회'(국회의원회관)에서 양측은 한방난임 임상시험에 대한 디자인, 유효성, 안전성 그리고 경제성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한의계 주제 발표자로는 한방난임임상시험을 주도한 동국대한의대 김동일 교수가 나섰다. 김 교수는 임상시험의 디자인 한계점에 대해 인정하면서 난임해결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의료계의 임상시험 참여를 요청했다.

의료계 발표자인 연세의대 최영식 교수는 한방난임 임상시험의 경제성,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정치적 목적의 비호 아래 전통적 치료법에 대해 검증과정없이 환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시행돼 국민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열린 지정토론시간에서 차병원 류상우 교수는 "난임치료를 하는 산부인과의사들은 임신률 높이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한의계가 먼저 근거있는 임상시험을 한 다음에 의료계의 참여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희대한의대 이진우 교수는 "이번 한방난임 임상시험은 한국 최초의 무작위비교대조시험"이라며 완벽성을 기대하기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의학에서 요구하는 증거의학 중심의 시각에서는 한계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꽃마을한방병원 조준영 원장은 한방치료의 임신률이 낮다는 의료계 주장에 대해 "이번 난임치료의 핵심은 원인불명의 난임이었던 만큼 임신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함춘여성의원 이중엽 원장은 이번 한방난임임상시험은 무작위비교시험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소한 해를 가해선 안된다는 의료윤리 측면에서 한의계가 약물치료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는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부산대 한의전문대학원 김남권 교수는 임상시험도 과학인 만큼 완벽하지 않은데다 이제 출발한 시험인 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대의대 이무열 교수는 "난임치료의 목적은 임신율 향상인 만큼 전문가 입장에서는 문제점을 알려야 한다"면서 "학문의 상호 존중은 필요하지만 한의계가 의료계의 협조를 요구한다면 효과가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창준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 정부는 계속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