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과 집안일, 아이 돌봄까지 도맡는 능력이 출중한 엄마를 칭하는 슈퍼맘. 하지만 정작 자신의 건강엔 소홀하기 쉽다. 질병 신호가 나타나도 가족 먼저 챙기느라 우선 순위에서 밀리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같은 자궁질환은 생리량 증가 등의 초기 증상을 단순한 생리문제로 치부하다 병을 키우기 십상이다.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가임기여성 10명 중 3~5명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며 국내 환자수는 약 40만 명으로 추산된다. 월경과다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임신 전후 검사, 자궁경부암 국가검진 시 추가 검사에서 근종을 발견하기도 한다.

근종은 악성종양으로 변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진 않지만 월경과다, 부정출혈, 골반통증, 월경통, 성교통, 빈혈, 빈뇨 등을 지속시켜 삶의 질이 떨어트린다. 뿐만 아니라 난임이나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급적 빨리 진단 및 치료받는 게 좋다.

하지만 엄마들은 자녀 케어에 시간 내기가 어렵고, 치료 시 며칠간 집을 비워야 한다는 생각에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엄마들이 자궁질환을 치료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자녀의 겨울방학이다. 학기 때보다 자녀의 등하교 부담이 줄고 잠시나마 쉬어 갈 수 있어서다.

자궁질환 발생률이 유독 겨울에 높은 것도 또다른 이유다. 날씨가 추워지면 아랫배가 찬 공기에 노출돼 면역력이 감소하고 체내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자궁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겨울철 패션 아이템인 몸에  달라붙는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착용으로 하복부가 압박되면 혈액순환이 저하돼 자궁질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자궁근종 치료는 과거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적 요법에서 최근 자궁을 보존해 가임력 및 여성성을 유지하는 비수술요법으로 바뀌는 추세다. 대표적인 비수술요법이 하이푸와 색전술이다. 절개수술보다 치료 과정이 간단하고 회복이 빨라 입원기간이 짧다. 

하이푸는 고강도집적초음파(HIFU)를 한 곳에 모아 발생시킨 65~100도 고열로 종양을 제거한다. MRI(자기공명영상) 가이드 방식의 MR하이푸는 이물질 체크와 온도맵 기능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한 전문 장비를 활용한다.

근종 크기가 8cm 이상 크거나 개수가 많을 땐 하이푸보다는 색전술이 권장된다. 이 치료법은 색전물질을 혈관 속에 넣고 자궁근종과 연결된 혈관을 막아 영양 공급을 차단해 근종을 괴사시킨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재욱 센터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인터벤션 전공)은 "환자마다 자궁근종의 위치나 크기, 개수, 성분 등이 다양해 적용할 수 있는 치료가 다르다. 따라서 특정 치료법만으로 자궁근종이 무조건 완치된다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김 센터장은 "자궁근종 수술, 하이푸, 색전술을 모두 담당하는 다학제 협진 시스템으로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시술법을 선별해야 치료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역시 같은 병원의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 사진)은 “치료받았지만 크기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에도 호르몬, 골반 MRI 등의 정밀 검사를 통해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 파악하면 재치료가 가능하다"면서 "자궁근종 치료법이 다양해지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며, 이를 잘 활용해 치료에 적합하게 적용한다면 자궁을 절제하지 않고 보존하는 방식으로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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