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허영섭 GC녹십자 회장
고 허영섭 GC녹십자 회장

GC녹십자(대표 허은철)가 목암 허영섭 회장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본사에서 추모식을 가졌다.

목암 허 회장은 우리나라 백신주권과 필수의약품 국산화에 앞장서며 국내 생명과학 분야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추모식에서는 '목암, 그를 다시 만나다'는 주제로 고인의 생전 활동을 담은 사진전과 육성을 들을 수 있는 공간 등을 마련해 고인의 발자취를 되돌아보았다.

허 회장은 생명과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서 ‘만들기 힘든, 그러나 꼭 있어야 할 의약품 개발’에 매진하며 필수의약품의 국산화를 이룩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고인의 노력은 B형간염백신, 유행성출혈열백신, 수두백신,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등의 개발 성공으로 이어졌고, GC녹십자를 혈액분획제제와 백신분야에서 세계적 제약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결실을 맺게 했다.

특히 지난 2009년 전세계를 공포로 내몰았던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개발하고 적시에 전량 국내 공급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백신 자주권을 확보해 국가 보건안보에 큰 공적을 남기기도 했다.

회사 성장에만 노력한게 아니라 사회환원과 과학기술 발전에도 기여했다. 1990년 선천성 유전질환인 혈우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치료와 재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복지법인 한국혈우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진료비 지원을 비롯해 환자 조사 및 등록, 재활을 지원하며 혈우병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1983년에는 세계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B형 간염백신을 통해 얻은 이익으로 목암생명공학연구소(現 목암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사회에 환원하여 국내 생명과학 연구기반 조성과 후학양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허 회장은 당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먼지가 쌓여도 이 땅에 쌓이게 해야 한다"며 강행했다.

재계와 업계관계자들은 고인에 대해 "경제적 득실보다는 국가와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가치관이 강했던 분"이라며 "자신에게는 엄격하리만큼 검소했지만 공익을 위한 일에는 그 누구보다 아낌이 없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경기도 개풍 출생인 고인은 1964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1968년 독일 아헨 공과대학을 졸업 후 1970년 박사과정을 거쳤다. 2001년 한양대 명예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2년에는 아헨공대로부터 독일 대학의 최고 명예인 명예세너터(Ehren senator)를 받았다. 1870년 개교 이후 외국인에게는 처음으로 수여됐다.

이와 함께 한국제약협회 회장, 사단법인 한독협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이사장, 한독상공회의소 이사장을 역임했다. 국민훈장 모란장,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독일정부로부터 십자공로훈장을 수훈 받았고, 인촌상 등을 수상했으며 올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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