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구충제 펜벤다졸에 대한 항암효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임상적 근거가 없어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펜벤다졸은 기생충 치료에 사용되며 미식품의약국(FDA)에서 개나 염소 등 동물에게만 사용이 승인됐다.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펜벤다졸은 기생충 감염 치료에 대한 효과 외에도 세포 내에서 세포의 골격, 운동, 분열에 관여하는 미세소관을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람 대상 임상시험이 아닌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약 10년전부터 소수의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에서 암세포 성장억제 효과가 나타난 반면 그렇지 않은 연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또 일부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확인됐다고 해도 사람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이 아직까지 발표된 적이 없다.

치료 사례로 제시된 미국환자의 경우 임상시험에 참여해 새로운 면역항암제를 투여받으면서 자의로 펜벤다졸과 함께 기타 보충제를 복용한 만큼 펜벤다졸이 치료효과를 낸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항암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약제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항암제의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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