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10도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뇌동맥류를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뇌동맥류란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있는 상태를 말한다. 상대적으로 큰 직경의 뇌혈관에서 혈관벽을 이루는 탄성막의 결함이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혈관이 서서히 부풀어 오른다.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김태곤 교수는 "뇌동맥류는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힘주면서 대변볼 때, 추위에 노출될 때 등 갑작스러운 혈압 변화로 터지기 쉽다"며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몸의 혈압 변동폭이 커져 동맥류가 파열될 위험성이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동맥류는 비파열성과 파열성으로 나뉜다. 비파열성은 검진 등에서 터지지 않은 채로 발견된 동맥류이고, 파열성은 말 그대로 터진 뇌동맥류를 가리킨다. 이 둘은 같은 질병이지만, 환자의 예후 차이는 매우 크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전조증상 없이 검진 등을 통해서 발견되기 때문에 환자의 나이, 건강상태, 동맥류의 위치, 모양과 크기 등을 고려해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파열성 뇌동맥류는 지주막하출혁이 발생하면서 머리를 둔기로 맞은 것 같은 격심한 두통, 경부 강직(뒷목이 뻣뻣함)과 구역질, 구토, 뇌신경마비, 의식소실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지주막하출혈 시 두개강내압(머리속 압력)이 혈압보다 높아지면서 뇌로 피가 공급되지 않아 약 15~20%가 사망하기도 한다. 특히 파열성 뇌동맥류는 재출혈로 인한 사망률이 70~90%까지 보고되는 만큼 수술 치료해야 한다. 합병증 예방을 위한 약물치료 병행도 필수다.

특히 40~60대 여성에서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5만529명이던 뇌동맥류 환자 수가 2018년에는 9만 8천여명으로 약 2배 증가했고, 40~60대 여성환자의 비중이 약 50%를 차지했다.

뇌동맥류의 치료는 수술이 유일하다. 하지만 무조건 뇌동맥류가 있다고 해서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면 신경외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뇌동맥류의 모양이나 위치, 크기, 상태에 따라 정기검진을 받으면서 수술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하면 되는데, 정기검진을 통해 경과만 관찰하는 경우도 있다.

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팁(분당차병원 제공)
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팁(분당차병원 제공)

뇌동맥류 수술치료법은 2가지다. 볼록한 혈관 부분을 집게로 집듯 부풀어 있는 부위를 조여주는 결찰술과 뇌동맥류 안에 관을 집어넣어서 파열된 부위를 막아주는 코일색전술이 있다. 모두 수술 후에는 합병증과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뇌동맥류는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와 MRI(자기공명영상)로 10분만에 확인할 수 있어 최근에는 조기 검진으로 뇌동맥류 파열 전에 발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 교수는 "뇌동맥류의 위험군에서는 다른 뇌혈관질환의 위험성도 증가되어 있으므로 검진을 통해 뇌혈관질환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치료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며 "특히 심한 두통을 경험한 사람들은 반드시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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