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슬라이드 사이에 검체를 넣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이미지는 병리학과만이 가진 독특한 이미지다. 디지털병리 솔루션이 도입되면서 이러한 모습은 점차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빅5 병원 중 한곳인 삼성서울병원은 올해 4월 디지털병리 솔루션을 도입했다. 다른 메이저급 대학병원 현재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한병리학회가 디지털병리에 대한 보험수가를 별도로 마련하려는 만큼 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병리 솔루션의 도입의 목적은 유리슬라이드를 없애 분실을 예방하는 것에서 부터 보관, 대출, 반환 등의 업무를 효율화하고 대폭 줄이는데 있다. 또한 유사 증례나 참고할만한 과거 슬라이드와 소견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문가들 간에 이견은 있지만 제한적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 판독이다.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송상용 교수는 "검사 데이터를 인공지능 연구, 다학제 진료 및 협진 등에 활용하는데도 디지털병리 솔루션의 도입의 목적이 있다"면서 " 솔루션을 활용하면 육안으로 놓칠 수 있는 부분도 더 정확하고 면밀하게 판독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해결할 점도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안정성, 유리슬라이드와의 차이점 등이다. 하지만 이는 기술적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특히 데이터의 손상도 없다는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또한 디지털병리 솔루션을 도입하려면 병원에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슬라이드 1건 당 디지털 분량은 1기가바이트 정도로 대용량인 만큼 규모도 이에 걸맞아야 한다.

송 교수는 "슬라이드 스캐너가 신체 운동기관이라면 디지털 병리 솔루션은 신경계"라며 "디지털 병리 솔루션을 통해 병원 전산망에 연결돼야만 진정한 디지털 병리 시스템의 완전체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지털병리의 최종 목적은 인공지능 판독이지만 병리학자를 완전 대체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삼성서울병원 병리학과장 장기택 교수는 "현재 가장 우수하다는 인공지능인 IBM 왓슨이 서비스 여부를 고민 중인 상황인 만큼 인공지능이 병리학 의사의 위치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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