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지수(BMI)가 낮고 복부비만한 동양인은 중증 심부전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국립심장센터 챈찰 찬드라몰리 박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11개국의 심부전환자 대상 연구(ASIAN-HF)로 동양인의 비만과 심부전의 관련성을 분석해 미국공공과학도서관 의학술지 플로스 메디신에 발표했다.

서양에서는 BMI가 높은 심부전환자에서 예후가 양호하다는 역설적인 연구가 보고됐다. 하지만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BMI가 낮고 마른 경향을 보이는 만큼 비만패러독스(역설)에 대한 보고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ASIAN-HF는 2012~2016년에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11개국(일본, 대만, 홍콩,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심부전환자 약 6천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심부전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다.

대상자는 평균 61.3세, 평균 BMI는 25.3, 좌심실구출률이 유지되는 심부전환자. 이들 가운데 2천여명을 대상으로 체지방 분포 측정 지표인 허리둘레/키 비율(WHtR)을 측정했다.

이들을 BMI와 WHtR 수치에 따라 4분위로 나누었다. 그리고 BMI 24.5 미만/이상과 WHtR 0.55 미만/이상의 조합에 따라 ①고BMI-저WHtR ②고BMI-고WHtR ③저BMI-저WHtR ④저BMI-고WHtR로 나누었다.

1년간 전체 사망 및 심부전입원 위험을 비교한 결과, BMI가 높을수록 위험이 낮았다. 반면 WHtR가 높을수록 위험은 높았다.

즉 비만패러독스는 비만을 BMI로 정의한 경우에만 동양인에도 적용되며, WHtR로 정의한 경우에는 정반대 관계가 나타난 것이다.

사망과 심부전입원 발생률은 ①군에서 22%로 가장 높았다. 특히 이 군은 나머지 군에 비해 당뇨병 유병률이 가장 높았다.

나이와 성별, 심부전 서브타입 등을 조정해도 ①군 대비 ④군의 사망 및 심부전입원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위험비 1.93). 또한 ④군은 심부전 서브타입과 무관하게 4개군 중 가장 나쁜 결과를 보였다.

챈드라몰리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 근거해 "환자의 생활습관 개선, 교육에 복부비만 예방 및 건강한 BMI 유지을 위한 국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한편 이번 분석은 다국적 데이터를 이용한 만큼 교란인자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박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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