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이도를 절개하지 않고도 만성중이염을 수술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이준호 교수는 만성중이염 수술 후유증과 회복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청력개선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확장형 상고실개방술 및 무-외이도절개 접근법'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유럽 이비인후과 아카이브(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에 발표했다.
중이염은 외이와 내이의 중간, 즉 고막 바로 뒤에 있는 중이(中耳)에 생기는 염증 질환이다. 지금까지 중기염 수술시에는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외이도 피부의 절개가 필수였다. 하지만 안면신경과 미각신경이 근처에 있어 신중하게 절개해야 한다. 회복하는데도 최소 약 2개월이 걸린다.
이 교수가 개발한 수술법은 안면신경과 고삭신경이 위치한 곳에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에 수술이 가능한 연결통로를 만들기 때문에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이소골 주변을 정리하는 만큼 청력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중이염환자 79명을 대상으로 이 교수의 수술법 적용군(37명)과 기존 수술군(42명)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평균 회복기간이 기존 수술군이 5.7주인데 비해 이 교수의 수술법군은 2.7주였다. 후유증 발생률도 각각 33.3%와 16.2%로 낮았으며, 대부분 일시적인 미각 변화 등의 경미한 증상이었다.
청력개선율은 기존 수술군 보다 10% 높았는데 이는 안정적이고 수술 후 고막내 염증을 최소화시킨 덕분이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새 수술법은 만성중이염 뿐만 아니라 중이염이 동반된 감각신경성 난청환자에서도 인공와우를 삽입해 귓구멍과 이관을 영구적으로 막는 추체아전적출술을 대체할 수 있다"면서 "기존 수술법은 부작용으로 영구적인 귀먹먹함이 발생할 수 있는데, 새 수술법으로 이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